강릉·평창 중단 국제영화제 시련의 계절…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운명은?
부천시의회 양정숙 의원 시정질문서 "부천영화제 폐지해야"
조용익 시장 "문화도시부천 만들기 위해 고심"
- 정진욱 기자
(부천=뉴스1) 정진욱 기자 = 강원도 최초 국제영화제로 출범했던 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강릉국제영화제에 이어 중단을 공식화한 가운데, 경기도에서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지에 대한 의견이 제시돼 부천시가 고민을 하고 있다.
20일 부천시의회에 따르면 양정숙 시의원은 지난 16일 열린 제262회 부천시의회(제1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조용익 시장에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폐지 의향과 영화제 운영 전반에 관한 특별감사를 요구했다.
강원도 2개 영화제 운영 중단에 이어 경기도 유일 영화제인 부천영화제도 도마 위에 오르면서 영화인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평창·강릉 영화제 운영 중단 이유는 지자체장이 투입 예산에 비해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인데, 일각에서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도 평창·강릉 영화제와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호러·스릴러·SF 등 세계 각지에서 모인 판타스틱 장르와 코미디·로맨스·액션 영화 등을 소개하고 있지만, 호러 장르 매니아 층을 겨냥한 작품들이 많아 시민들이 다가가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이런 지적 때문에 올해 부천영화제는 '7월의 할로윈' 내걸고 영화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거리 축제를 진행하며 시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누구를 위한 영화제인가', '수십억 원의 시민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라는 쓴소리도 나온다.
양정숙 시의원에 따르면 부천국제판타스탁영화제 올해 예산 63억원 중 보조금은 48억원이다. 자체 수입은 15억원으로 보조금 비중이 77%를 차지한다. 이는 전주영화제 67%와 부산영화제 42%에 비해 보조금 의존도가 높다.
예산 63억원 중 영화 콘텐츠 진흥사업비는 38억 원, 인건비 20억원, 운영비·예비비 5억원으로 인건비 비중이 32%를 차지한다. 부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올해 6600만원의 직책수당을 받는다. 영화제 운영 등의 업무추진비는 별도다.
지난 1997년 첫 발을 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예산은 14억이며, 2012년(16회)은 39억원, 2019년(23회)은 55억원, 2022년(26회)은 63억원으로 코로나19 상황임에도 예산은 늘었다.
하지만 영화계는 문화적 다양성과 신인 창작자의 발굴의 발판이 된 영화제의 가치를 수익성으로만 보면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영화계에서는 강릉, 평창 영화제 중단은 수년간 지역 영화제를 알리고 네트워크를 구축해온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든 처사라며 예산 지급을 중단한 지자체를 지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평창과 강릉영화제 중단을 국민의힘 소속 지자체장 교체 등 정치적 이유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부천영화제 폐지를 주장한 양정숙 시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정치적 이유로 보는데에는 한계가 있다.
강원 평창, 강릉 영화제 중단을 결정한 국민의힘 소속 김진태 강원지사와 김홍규 강릉시장은 실속이 없고 일회성인 행사를 줄여 도민과 시민들에게 실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익 부천시장도 영화제 등 부천에서 진행하고 있는 문화행사에 대해 고민이 깊다. 부천시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경기도에서 유일한 국제영화제인 만큼 강릉, 평창 영화제처럼 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어렵다는 판단이다.
익명을 밝힌 시 관계자는 "문화도시 부천에 대한 조용익 시장의 고민이 많다"며 "시장이 영화제 뿐만 아니라 만화축제 등 문화도시에 걸맞는 부천만의 특색있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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