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침대 위에 벌거벗은 인형이"…'리얼돌 체험방' 단속 했더니

"161cm, G컵…시간당 4만원" 온라인서 자극적인 홍보
인형만 옮기면 운영이 가능해 단속에도 한계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된 인천 리얼돌 체험장 광고글. 2021.6.7/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예약 후 (업주가 알려준) 오피스텔 문을 열고 들어가니…5평 남짓한 방 침대 위에 (벌거벗은)리얼돌이 누워 있더라구요."

인천 일대 리얼돌(성적 목적 해소를 위해 제작된 사람 신체를 본 뜬 인형) 체험방 단속에 나선 경찰관들의 말이다.

경찰들은 최근 미추홀구, 남동구, 서구 소재 체험방 3곳 단속 현장에서 하나 같이 이와 유사한 현장과 마주했다.

체험방은 대부분 침대 하나만 겨우 들어갈 오피스텔에서 운영 중이었고, 속옷 차림의 리얼돌 1개가 침대 위 놓여져 있었다.

1시간 이용 비용은 4만원대. 업주는 대부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광고글을 게시해 100% 예약제로 손님을 받아 체험방을 운영했다.

해당 사이트에 게재된 인천 지역 체험방은 모두 9군데. 광고글마다 모두 '인형(리얼돌)과의 성매매'를 노골적으로 홍보하며, 금액과 방법 등을 안내했다.

손님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더 낯뜨겁고 자극적인 여성들의 신체 모습을 한 인형들의 사진을 잇따라 게재하며 앞다퉈 홍보물을 올렸다.

업주들은 "키 161cm에 G컵…뉴페이스 있어요"라며 더 사람 모습에 가까운 인형이 있다고 홍보하고, "하니, 소나, 제시 있어요, 예약 전화 주세요"라며 인형마다 이름을 붙여 사실감을 더하고자 했다.

특히 2019년 대법원으로부터 리얼돌 수입을 사실상 허용하는 판단이 나온 점을 이용해 '국내 최초 합법적인 리얼돌 체험장'이라는 등의 광고문구를 내건 체험방도 보였다.

인천 리얼돌 체험장 인터넷 광고글에 올라온 리얼돌 모습2021.6.7/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경찰은 5월 6~12일 인천 지역 소재 체험방 9군데 중 7군데가 운영 중인 것을 파악하고 3곳(미추홀구, 서구, 남동구 소재 체험방 운영 업주 3명)을 적발했다.

이들 업소 운영 업주 3명에게 적용된 혐의는 '19세미만 출입금지고용업소'임을 부착하지 않아 적용되는 청소년보호법 위반죄와 학교 200m 내 설치해 적용되는 교육환경보호에관한법률위반죄다.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는 미추홀구와 서구 소재 체험방 운영 각 30대 업주 2명, 교육환경보호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는 남동구 소재 30대 업주 1명이 적발됐다.

체험방은 신변종 성매매 업소지만, 단속 근거가 없다. 성매매 대상이 사람이 아닌 인형이기 때문이다.

또 일정한 공간과 사람이 필요한 형태가 아닌, 인형만 옮기면 운영이 가능해 사실상 단속에도 한계가 있다.

경찰은 최근 사회적으로 도마 위에 오른 리얼돌 체험방을 강력 단속하고자 7일부터 기존 청소년보호법과 교육환경보호에관한법률위반 외에 건축법과 정보통신망법 등도 포함해 단속하기로 했다.

온라인 광고에 청소년 유해 매체물임을 표시하지 않거나, 청소년 접근제한을 표기하지 않는 경우, 일정한 구조를 갖추지 않는 경우까지도 단속 대상에 포함시킨다는 취지다.

경찰 관계자는 "침대와 인형만 있으면 어디서든 운영할 수 있는데다가, 온라인 광고 등을 통해 전화로 예약만 받아 운영하고 있어 단속이 쉽지 않다"며 "최대한 적용 가능한 법을 검토해 단속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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