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초등생 사건' 아들 시신훼손 3대 미스터리
시신 훼손·유기는 인정하지만 살인은 부인하는 아버지
왜 4년간 냉동보관했나…일부 시신 찾지 못하는 이유는?
- 주영민 기자
(인천=뉴스1) 주영민 기자 = 15일 인천 계양구의 한 빌라에서 2개의 운동가방에서 토막난 초등학생의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부모를 유력한 피의자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초등학생의 죽음을 둘러싸고 여러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 부천원미경찰서는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아버지 A(24)씨와 어머니 B(34)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13일 A씨의 아들 C(2012년 당시 7세)군이 다니던 부천 모 초등학교로부터 “장기결석 아동이 있으니 소재를 파악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C군의 소재를 탐문 수사하던 중 범죄 혐의점을 발견하고 부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C군은 2012년 3월에 초등학교에 입학했으며 4월부터 등교하지 않았다.
◇우발적 사고사인가? 계획된 살인인가?
C군의 시신은 전날 오후 3시 55분께 인천시 부평구 A씨의 지인이 사는 빌라에서 발견됐다.
아버지 A씨는 아들의 시신을 훼손·유기한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살해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2012년 10월 초 목욕을 싫어하던 아들을 목욕시키기 위해 욕실로 강제로 끌고 들어가는 과정에서 아들이 앞으로 넘어지면서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났다”며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치하다 한 달 뒤 사망해 시신을 훼손한 뒤 비닐에 넣어 냉동실에 보관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의 진술에 대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A씨가 주장하는 아들 C군의 사망 시점이 학교를 나가지 않은 2012년 4월 이후 7개월째인 2012년 11월이어서 시간차이가 많이 나는 점, 아들이 사고로 숨졌다고 주장하면서도 사망 신고 대신 시신을 훼손해 4년여간 냉동 보관한 점 등이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찰은 C군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이날 1차 부검을 실시했다. 부검 당시 C군의 시신 머리와 안면 등에는 변색된 흔적이 발견됐다. 부검 결과는 2주가량 뒤에 나올 예정이다.
경찰은 이날 A씨에 대해 살인이 아닌 폭행치사와 사체훼손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나머지 시신의 행방은?
C군의 시신은 발견 당시 훼손된 채로 일부만 운동가방 2개에 나눠 담겨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오후 열린 사건 브리핑 자리에서 “현장에서 C군의 시신 일부만 발견했을 뿐 나머지 부분은 찾지 못했다”면서도 “일부 시신을 찾지 못한 이유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A씨가 C군의 시신을 최초 발견한 A씨 지인의 집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도 유기한 것인지, 아니면 유실된 것인지 여부 등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왜 4년 동안이나 냉동보관했는가?
A씨의 진술에 따르면 A씨는 아들의 시신을 2012년 11월 훼손한 뒤 전날 발견시까지 4년 동안 자신의 집 냉장고 냉동실에 보관해왔다.
더구나 2013년 3월 경기 부천에서 인천 계양구로 이사하면서 C군의 시신도 함께 옮겼다. 4년여 동안 C군의 시신을 유기할 시간은 충분히 있었지만 A씨 부부는 그러지 않았다.
C군의 여동생의 생활기록부에는 가족관계를 부모와 C군 여동생 등 3인 가족으로 기록돼 있다. 이웃주민들도 A씨 가족에게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철저하게 C군의 존재를 숨겨 왔으면서도 4년여 동안 냉동시신을 보관한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리지만 A씨는 이에 대해 아직 묵묵부답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수사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모든 의문에 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앞으로 범행 동기와 시신을 4년여간 보관한 이유, 살인 가능성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ymjoo@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