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단기간에 '12배 폭증' 대유행…병원마다 '오픈런' 환자들 빼곡(종합)
지자체들 마스크 착용 권고·백신 접종 당부
- 배수아 기자, 장수인 기자, 신준수 기자, 최대호 기자, 최성국 기자, 박지현 기자, 김지혜 기자
(전국=뉴스1) 배수아 장수인 신준수 최대호 최성국 박지현 김지혜 기자 = 독감 환자가 폭증하면서 각 지역 병원마다 독감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10일 오전 9시 30분쯤 전북자치도 완산구 효자동 A 내과에서 만난 전 모 씨(43)는 "열이 40도 가까이 올라서 큰일 나는 줄 알았다"면서 "미리 독감 예방주사라도 맞을 걸 그랬다"고 끙끙 앓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침 8시 20분부터 진료가 개시된 병원은 순식간에 마스크를 쓴 환자들로 가득 찼다. 대기실을 빼곡하게 채운 환자들 대부분은 독감 환자였다.
진료 개시 전부터 환자들이 줄지어 대기한 병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대기 순번이 줄어들지 않았다.
비슷한 시간 전주시 서신동의 B 이비인후과의원의 상황도 같았다.
전국적으로 유행하는 독감에 B 의원의 대기 환자 역시 대다수가 독감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아왔다. 이 때문에 병원 대기석에서는 두꺼운 외투와 마스크로 중무장한 환자들의 기침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인근의 C 내과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의원을 찾는 환자들은 십중팔구 독감 환자였다.
내과 관계자는 "최근에 독감 환자가 확실히 많아졌다. 학생부터 어르신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다"며 "독감이 유행하다 보니 늦게라도 예방 접종을 맞으러 오시는 분들도 많이 있는데, 물량이 조금 부족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역대급으로 폭증하는 독감 환자에 이른 아침부터 병원 오픈런이 이어지는 등 진풍경도 나오고 있다.
광주광역시 남구에 위치한 한 어린이병원의 진료 접수는 오전 8시 50분부터 시작되는데, 9시 기준 대기 순번표는 이미 50번대를 넘겼다.
환자 대기실은 이마에 쿨시트를 붙인 채 콜록대는 어린아이들과 자녀를 다독이는 부모들로 가득 차 앉을 자리가 부족할 정도였다.
간호사들이 환자 호명 후 재는 체온계는 대부분 38도 안팎의 고열을 나타냈다.
전문의 1명이 진료를 보는 광주 동구의 한 이비인후과도 이날 아침 일찍 오전 진료 접수가 마감됐다. 오전 9시 30분쯤 도착한 한 독감 증세 환자는 "일찍 온다고 왔는데 대기순번이 30번째라서 한시간 동안 기다리고 있다. 제 뒤로도 30명 넘게 대기줄이 이어졌다"고 했다.
진료실 내부에는 앞선 검사로 양성·음성 반응이 나타나길 기다리는 독감 키트가 줄줄이 놓여 있었다. 아이와 함께 진료를 보러온 부모들도 연신 기침을 하며 순번을 기다렸다. 독감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들은 마스크를 고쳐 쓰고 수액실로 자리를 옮겼다.
상황이 이렇자 각 지자체들은 시민들에게 마스크 착용 권고와 함께 독감 백신 접종을 거듭 당부하고 있다.
경기도는 10일 31개 시군 보건소장 회의를 열어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선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권고했다. 도는 또 설 연휴(27~30일) 전까지 인플루엔자 및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꼭 받을 것을 권고했으며, 손 씻기 등 호흡기 감염병 예방수칙 준수도 거듭 당부했다.
울산시도 독감 및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호소하고 나섰다. 울산의 경우 지난해 51주차 기준 독감 환자는 11.9명 수준이었으나, 2주 만에 149.1명으로 137명 이상 급증했다. 단기간에 12배 이상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국의 인구 1000명당인플루엔자 의사환자(독감 증상을 보인 의심환자)는 지난주 73.9명에서 이번 주 99.8명으로 늘며 최근 6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 2024~25절기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고위험군인 65세 이상, 임신부, 생후 6개월~13세를 대상으로 무료 실시되고 있다.
2024~25절기 코로나19 예방접종 또한 고위험군인 65세 이상, 생후 6개월 이상 감염 취약 시설 입원·입소자 및 면역저하자를 대상으로 무료 시행 중이다.
국가 예방접종 사업 기간은 4월 30일까지로 아직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대상자는 주소지 관계없이 전국 지정의료기관에서 접종할 수 있다. 가까운 지정기관은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에서 확인 가능하다.
sualu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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