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목도리도 역부족"…영하 16.1도 최강 한파에 출근길 '꽁꽁'
- 김기현 기자, 배수아 기자, 양희문 기자
(경기=뉴스1) 김기현 배수아 양희문 기자 = "한파 소식을 듣고 평소보다 더 따뜻하게 입었는데, 아무 소용이 없네요. 몸 전체가 언 느낌입니다."
역대급 한파가 들이닥친 9일 오전 7시 30분쯤 경기 화성시 반월동 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박 모 씨(28)가 전한 말이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추위에 박 씨를 포함한 시민 10여 명은 모두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패딩 점퍼와 목도리 등 각종 방한용품으로 중무장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추위를 피하기엔 역부족이었는지 이들은 연신 발을 동동 구르거나 손을 입에 대고 호호 입김을 불기도 했다.
박 씨는 "체감상 올겨울 들어 오늘이 가장 추운 것 같다"며 "아무리 움직여도 추위를 떨쳐내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수원시 영통구 하동 수원지법 앞 버스정류장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대다수 시민은 몸을 잔뜩 움츠린 채 체온을 최대한 지키며 출근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그중 일부는 칼바람이 불자 두꺼운 패딩을 입고도 모자까지 뒤집어쓰는가 하면, 가방에서 미리 챙겨 온 핫팩을 꺼내 만지작거리기도 했다.
이선진(26) 씨는 "오늘 춥다는 기사를 보고 핫팩 등 단단히 챙겨나왔는데도 그대로 얼어붙는 거 같다"며 "빙판길 도로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남양주시 평내호평역 대합실은 추위를 피해 몸을 숨긴 시민들로 가득 차 있었다.
마침 열차가 도착하자 이들은 이때만 기다렸다는 듯 무섭게 짐을 챙겨 전동차에 몸을 실었다.
밖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고통은 더 컸다. 서울 잠실행 버스를 기다리던 직장인들은 온몸을 무장한 채 출근길에 나섰지만, 동장군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평소 휴대전화를 보던 시민도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버스 도착시간이 나와 있는 전광판만 응시했다.
수도권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현재 남양주, 파주, 의정부. 양주, 포천, 양평, 여주, 동두천, 가평, 연천 등 경기지역 10곳에 한파경보가 내려져 있다.
나머지 21개 지역엔 한파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이날 오전 6시 30분 기준 지역별 최저 기온은 △연천 신서 -16.1도 △파주 진동 -14.5도 △양주 -13.4도 △가평 북면 -12.9도 △양평 청운 -12.7도 등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계량기 동파 등 시설물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며 "난방기 사용시 화재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kk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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