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대형참사→인명피해 '0' 기적…소방·시민의식·방화작동 삼위일체

빠른 신고와 구조…화재경보기·방화문 작동
시민들 "불이야" 외치며 옥상·지하 신속대피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의 8층짜리 복합건물 1층 음식점에서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치솟는 모습.(독자 제공) 2025.1.3/뉴스1 ⓒ News1

(성남=뉴스1) 이상휼 기자 = 지난 3일 발생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8층 복합상가건물 화재는 재난대응의 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소방의 빠른 판단과 대처, 시민들의 적극적인 119신고와 구조요청, 방화시설 작동 등 모든 재난안전요소가 효과를 발휘해 기적적인 인명피해 제로화를 이룰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화재 당시 8층 건물 전체가 검은 연기에 휩싸였고 하부에서 큰 불길이 치솟는 상황이었다. 건물 내부에 고립됐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구조 요청을 하는 시민들이 속출하는 등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큰 인명피해 없이 진화돼 '기적적 재난대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4시 37분께 이 건물 1층 식당 주방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상가는 교육·의료·체육·판매시설 등이 입주해 있으며 평일 낮이라 유동인구가 많았다.

소방은 최초 신고 접수 6분 만인 오후 4시 43분 '대응2단계'를 발령했다. 대응2단계는 인근 소방서 8~14곳을 동원하는 조치로, 소방관 268명와 장비 84대를 투입했다.

신속한 재난대처로 불이 난 지 40분 만인 오후 5시 17분쯤 불길을 잡았고 오후 6시 1분께 완전히 껐다.

이처럼 소방당국의 기민한 대처에는 최초 신고 직후 추가로 "다수 인명이 내부에 고립돼 있다"는 119신고가 잇따른 점도 영향을 줬다. 이는 즉각적인 대응2단계 발령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건물 내부 화재안전시설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화재경보기도 정상 작동했고 자력대피하던 시민들은 "불이야" 소리 치며 이웃에게 재난을 전파했다.

일부 시민들은 연기를 피해 옥상이나 지하 맨아랫층으로 빠르게 대피했다. 옥상에서 150명, 지하 5층에서 30명이 구조됐다.

층마다 설치된 방화문도 정상 작동했다. 식당 주방에서 시작한 불이 건물 외벽 환기구를 타고 번지면서 건물 전체를 검은연기로 감싸 위험천만한 상황이었지만, 내부에서는 층마다 방화문이 작동해 연기 유입을 막았다. 건물 밖과 달리 내부는 불이 난 흔적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라도 한다.

성남시청은 구조자들에게 모포를 지원하면서 안정을 유도하는 등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 썼다.

소방 관계자는 "소방관들과 시민들이 기적을 만들었다"며 "재난대응의 모범사례"라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4일 화재원인에 대한 합동감식에 착수했다.

daidaloz@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