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강아지 이빨 뽑았지?" 망상 빠져 흉기 휘두른 30대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아준 네일샵 직원이 강아지 이빨을 뽑아버렸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해당 네일샵에서 손님 등에게 흉기를 휘두른 3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심신미약'을 인정받아 감형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제2-3형사부(고법판사 박광서 김민기 김종우)는 살인미수,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 씨에게 치료 감호도 명했다.

앞서 1심은 A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었다. 그러자 A 씨는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형이 너무 무겁다고 항소했고, 검사는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항소했다.

이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A 씨가 범행 당시 조현병 등으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했다고 보인다"며 원심의 형보다 2년 감형하는 판결을 내렸다.

A 씨는 작년 1월 10일 오후 경기 안산시 상록구의 한 네일샵에서, 손님으로 와 있던 피해자 B 씨(43·여)에게 흉기를 10여 차례 휘둘러 살해하려고 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당시 이를 말리던 네일샵 직원 C 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렀으며, C 씨는 왼손 힘줄이 끊어지는 등의 상해를 입었다.

A 씨는 자신이 잃어버렸던 강아지를 찾아준 네일샵 직원이 강아지 이빨을 뽑아버렸다는 망상에 빠져 이같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망상에 사로잡힌 A 씨는 네일샵에 수십회 항의 전화를 했고, 범행 당일엔 네일샵에서 네일 관리를 요청했다가 '손님이 있어 어렵다'는 말에 '잠시 쉬다 가겠다'며 머무르다 범행을 저질렀다.

A 씨는 수사기관 조사에서 "B 씨가 날 비웃는 것으로 생각해 화가 나 그랬다"고 진술했다.

A 씨는 지난 2013년 조현병 진단을 받고 2017년부터 2년간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