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시흥 교량 붕괴사고' 사고 책임자 8명 검찰 송치

지난 4월30일 월곶동 시화MTV 서해안 우회도로 건설 현장에서 설치 중이던 고가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돼 당시 공사 관계자 7명이 다쳤다. 2024.5.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지난 4월30일 월곶동 시화MTV 서해안 우회도로 건설 현장에서 설치 중이던 고가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돼 당시 공사 관계자 7명이 다쳤다. 2024.5.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시흥=뉴스1) 김기현 기자 = 경찰이 지난 4월 경기 시흥시 도로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교량 상판 구조물 붕괴 사고 책임자들을 검찰에 넘겼다.

시흥경찰서는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시공사인 SK 에코플랜트 현장소장 A 씨 등 6명과 하도급업체 관계자 2명 등 모두 8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A 씨 등은 지난 4월 30일 오후 시흥시 월곶동 시화MTV 서해안 우회도로 건설 현장에서 안전 의무를 소홀히 해 교량 '거더'(다리 상판 밑에 까는 보의 일종)가 붕괴하는 사고를 낸 혐의다.

이 사고로 50대 남성 근로자 A 씨가 사망하고, 또 다른 근로자 5명과 시민 1명 등 6명이 다쳤다.

붕괴 구간 거더는 길이 54.9m·높이 2.5m·중량 166톤으로, 교각 위에 총 9개를 올리게 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작업은 700·500톤급 크레인 2대로 거더 양쪽을 잡아 8m 높이 교각 위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근로자들은 2~9번 거더를 정상적으로 교각 위에 설치했는데, 마지막으로 1번 거더를 올리는 과정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작업자들이 '스크류잭'(높이 조절 및 고중량 물체 받침용 장비)을 본래 용도와 달리 사용해 사고가 난 것으로 판단했다.

스크류잭은 거더를 지지하는 '전도방지용'으로 사용돼야 하나, 당시에는 수평을 맞추는 작업에 임의로 활용된 것으로 파악된 게 배경이 됐다.

이 때문에 스크류잭은 끝내 파손됐고, 1번 거더가 급격하게 기울어지며 중간 부분이 부러지는 동시에 다른 거더를 쳐 교각 위 거더가 도미노처럼 쓰러졌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은 또 시공사가 구체적인 작업 지시나 안전 조치 없이 작업자들에게만 거치 작업을 맡겨둔 것 역시 사고 원인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부분은 고용노동부에서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