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영상 맴돌아"…계엄·참사 잇단 충격에 시민들 '트라우마' 호소
[무안 제주항공 참사] 전문가 "사고 영상 트라우마 유발…정부서 적극 대처해야"
- 양희문 기자
(경기=뉴스1) 양희문 기자 =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충격적인 비상계엄 선포에 이어 181명의 사상자를 낸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사고 이후 많은 시민이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고 있다.
사고 영상이 미디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노출된 데다 여객기 특성상 누구나 사고 대상자가 될 수 있어서다.
직장인 황윤규 씨(31)는 30일 뉴스1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끔찍한 사고 영상이 머릿속에 맴돌아 어젯밤 계속 잠을 설쳤다"고 토로했다.
황 씨는 "내년 5월에 발리로 신혼여행을 가는데 혹여나 나에게도 그런 일이 터질까 불안하다.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50대 주부 안혜령 씨는 "사고 초기 영상이 그대로 송출돼 모든 장면을 여과 없이 봤다"며 "충격이 너무 커 무심코 영상을 봤던 게 후회된다"고 말했다.
내년 1월 중순 일본 여행을 떠나는 대학원생 서 모 씨(29)는 "공포를 자극하는 뉴스와 정보가 쏟아지면서 비행기를 취소해야 하나 고려하게 된다"고 전했다.
전문가는 반복적인 사고 영상 노출이 시민에게 큰 트라우마(Trauma)를 줬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라우마는 인간이 일상생활이나 특수한 상황 속에서 겪을 수 있는 극단적이거나 충격적인 사건이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관찰학습 효과에 의하면 간접적으로 노출되는 영상 등은 많은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를 유발한다"며 "연말연시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 희망을 가져야 하는 시기에 참사가 일어났기 때문에 트라우마는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객기의 경우 누구나 타고 다니는 교통수단이어서 언제든 사고를 당할 수 있다는 심리적 동요가 클 수 있다"며 "시민이 느끼는 체감 트라우마는 더 크기 때문에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yhm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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