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순찰차 들이받은 후 양평→가평 22㎞ '음주운전' 40대 검거

(양평=뉴스1) 김기현 기자 = "렉스턴이 오토바이를 충격하고, 도주합니다. 빨리 와주세요!"

지난 10월 24일 새벽 4시 10분쯤 이같은 내용이 담긴 112 신고가 접수됐다. 장소는 경기 성남시 수정구 영지동 소재 무인카페 앞 도로.

성남수정경찰서는 곧바로 차적조회를 진행해 렉스턴 주소지가 49㎞ 떨어진 양평지역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양평경찰서에 공조를 요청했다.

이때부터 양평서 양근지구대 최원용 경위와 박인규 순경은 렉스턴 주소지인 양평군 양평읍 한 아파트에서 거점 근무에 나섰다.

그러던 오전 5시 15분쯤 두 사람은 순찰차를 보고, 도주하는 렉스턴을 발견해 곧바로 정차를 지시했다.

하지만 렉스턴은 아랑곳 않고 계속 도주했다. 이에 최 경위와 박 순경은 교통 순찰차 1대를 동원해 렉스턴 앞뒤를 가로막기도 했다.

그럼에도 렉스턴은 최 경위 등이 탑승한 순찰차를 충격한 채 도주를 이어갔다. 아찔한 추격전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렉스턴은 22㎞를 내리 달려 어느새 가평군 설악면까지 닿았다. 기회를 노리던 최 경위와 박 순경은 신속하게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이대로라면 언제 큰 사고가 날지 아무도 몰랐기 때문이다. 결국 두 사람은 순찰차로 옆면을 충격하는 방식으로 렉스턴을 멈춰 세우는 데 성공했다.

렉스턴 운전자인 40대 남성 A 씨는 현장에서 즉시 검거됐다. 당시 그는 거칠게 저항하며 음주측정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찰이 세 차례에 이어 음주측정을 요구하자 끝내 응했다. A 씨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0.08% 이상) 수치로 나타났다.

최 경위와 박 순경을 비롯해 교통 순찰차를 몰던 양평서 교통관리계 노승지 경사는 A 씨 추격 과정에서 목과 허리 등을 다쳐 각각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경찰은 A 씨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사고 후 미조치), 특수공용물손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거해 지난달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운전은 중대한 범죄행위로, 1잔의 술이라도 마신 후엔 절대 운전대를 잡아서는 안 된다"며 "내년 1월 31일까지 주간과 야간, 장소 등을 불문하고 상시·수시 음주운전 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