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그날밤' 정보사 '그곳'…'빨간색 경고판' 속 사복 남성들 오가

인근 마을 주민들 "군부대인 건 알아"
"비상계엄 당시 모여 있었는지는 전혀 몰랐다"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군정보사령부 특수임무 요원들이 모여 대기한 것으로 알려진 경기 성남시 판교 정보사 예하부대로 추정되는 길목. 2024.12.27/뉴스1 ⓒ News1 배수아 기자

(성남=뉴스1) 배수아 기자 =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군정보사령부 특수임무 요원들이 모여 대기한 것으로 알려진 경기 성남시 판교 정보사 예하부대는 청계산의 한 자락에 자리잡고 있었다.

단독주택 10여채가 모여있는 마을의 끄트머리에 자리잡은 해당 부대는 한창 공사 중인 판교제2테크노밸리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지나 청계산 자락으로 향하니 나왔다.

27일 오전 기자가 찾아간 해당 부대는 사복을 입은 남성들이 운전하는 차량들이 정문에서 이따금씩 나오는 모습들이 포착됐다. 산자락에 위치한 한적한 마을에 차량들이 계속 오가는 모습이 다소 특이해 보였다.

부대 정문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이 지역은 보안 시설이므로 등산객 및 산책인원의 출입을 금지합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경고'라고 쓰여진 큰 빨간색 표지판이 있었다.

부대 입구에는 작은 건물이 하나 있었는데 마을 주민들은 해당 건물뿐 아니라 산자락 밑으로 부대 부지가 넓게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마을에 산지 20년이 됐다는 60대 A 여성은 "이사를 왔을 때부터 해당 부대가 있었다"면서 "동네 사람들은 군부대인 걸 다 알고 있다"고 했다.

기자가 "계엄 당시 특수요원들이 대기했다는데 알고 있었냐"고 묻자 "그런 건 전혀 모른다"면서 "우린 근처에도 못간다"고 말했다.

부대 인근에 사는 60대 남성 B 씨도 "마을 사람들은 군부대인 걸 모르는 사람이 없다"면서도 "계엄 상황은 모르겠다"고 했다.

앞서 지난 19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문상호 국군정보사령관은 속초에 있는 HID 요원이 판교 근처에서 임무없이 대기했느냐는 질의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문 정보사령관은 또 "동원한 특수요원은 모두 5명이었고, 당시 3~4일 정도 대기하라 지시했다"고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문 정보사령관은 '12.3 비상계엄'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을 투입하고 사전 모의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