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장 관장에 재판부 "아이를 장난감처럼 갖고 놀지 않았느냐"(종합)

(의정부=뉴스1) 양희문 기자 = 4세 아동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30대 태권도장 관장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관장을 향해 "아이를 장난감처럼 갖고 놀지 않았느냐. 반성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일갈했다.

검찰은 19일 의정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오창섭) 심리로 열린 A 씨(30대)의 아동학대 살해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피고인은 아동학대 범죄를 방지해야 할 지위에 있지만 이 사건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피해 아동을 학대했다"며 "이로 인해 학대를 당한 아동이 사망했고,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대 범죄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단지 장난이었다'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어 유족 측에 더 큰 상처를 입히고 있다"며 "태권도장은 하나의 교육의 공간인데 피고인의 범행으로 학부모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구형에 앞서 진행된 피고인신문에서 재판부는 A 씨에게 질문을 던지며 꾸짖기도 했다.

오 부장판사는 "아이를 밀고 집어 던지는 등 장난감처럼 갖고 놀던데 왜 그 아이만 가지고 만만하게 하느냐"며 "아이를 거꾸로 집어놓고 지인과 통화한다고 그 사실을 잊었는데, 피고인 머릿속엔 아이 존재 가치가 없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A 씨는 최후진술에서 피해 아동의 유족이 있는 방청석을 향해 "죄송하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피해 아동의 어머니 C 씨는 "뭐가 장난이야. 사형 때려야 해"라고 말하며 울부짖었고, 법원 직원들은 그를 제지하며 법정 밖으로 데려나갔다.

A 씨는 지난 7월 12일 오후 7시께 경기 양주시 덕계동 소재 자신의 태권도장에서 B 군(4)을 말아놓은 매트 안에 거꾸로 넣어 약 27분간 숨을 못 쉬게 해 11일 만에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 군은 당시 "꺼내 달라"고 외쳤고 현장에 있던 도장 사범도 B 군을 꺼내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A 씨는 B 군을 방치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또 B 군을 매트 안에 방치하기에 앞서 얼굴과 몸을 여러 차례 때리며 학대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범행 직후 B 군이 병원으로 옮겨진 사이 자신의 범행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삭제하기도 했다.

경찰은 A 씨를 검찰에 넘긴 이후에도 수사를 진행, CCTV 영상 포렌식을 통해 그가 지난 5월부터 사건 직전까지 두 달간 최소 140차례나 B 군을 학대한 사실을 확인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새롭게 확인된 학대 혐의들을 추가해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A 씨에 대한 선고기일은 내년 1월 23일 오전 10시 같은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