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 소장 석주명 ‘한국산접류분포도’ 원본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 등록

“일제강점기 토착 지식 바탕으로 실증적 연구”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석주명 선생의 '한국산접류분포도' 친필 원본.(단국대 제공)

(용인=뉴스1) 김평석 기자 =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석주명 선생의 ‘한국산접류분포도’ 친필 원본이 ‘2024 국립중앙과학관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에 등록됐다.

18일 단국대에 따르면 나비 박사인 석주명 선생(1908년~1950년)은 백두에서 한라까지 한반도에 자생하는 나비 75만 마리를 채집·연구한 학자로 ‘동양의 파브르’로 불린다.

이번에 등록된 ‘한국산접류분포도’ 친필 원본은 총 21대(台)로 구성 돼 있다.

석주명 선생은 친필 원본에서 1920~1930년대 후반 한국과 세계에 분포한 ‘한국산 나비’를 504장의 지도로 완성했다. 친필 원본은 석주명 선생 사후 20여 년이 지난 1973년, 그의 여동생인 석주선 선생(박물관 초대 관장)이 유고 도서 ‘한국산접류분포도’로 간행했다.

국립중앙과학관 종합심사위원회는 석주명 선생의 친필 원본에 대해 일제강점기 서구 과학이론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한반도 고유의 토착 지식을 바탕으로 비판적이고 실증적인 연구를 진행한 과정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석주명 선생이 채집한 나비 32종을 액자에 담은 '나비 표본 액자'. 액자는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단국대 제공)

또 석주선 선생이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혹독한 사회상을 거치면서도 선배 과학자이자 친오빠인 석주명 선생의 연구 자료를 끝까지 보관해 책으로 출간한 점도 교육적 가치가 크다고 판단했다.

6·25전쟁 당시 서울 국립과학관에 보관돼 있던 석주명 선생의 나비 표본 15만 점은 폭격으로 소실됐다. 다만 석주선 선생이 피난 시 가져온 32점의 나비를 담은 ‘나비 표본 액자’가 석주선기념박물관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소장돼 있다. 액자는 그 중요성과 가치를 인정받아 2014년 국가등록문화유산에 지정되기도 했다.

올해 9월에는 일본 후쿠오카에 있는 규슈대학교로부터 석주명 선생이 한반도에서 수집한 나비 표본 120여 점이 귀환돼 화제를 모았다.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 등록제는 과기정통부와 국립중앙과학관이 국내 과학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한 과학기술자료를 체계적으로 등록·보존·관리하기 위해 2019년 제정했다.

‘대한지질도’, ‘동의보감’, ‘대동여전도’, ‘자산어보’ 등 주요 과학기술자료 58종이 등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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