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법 부결·탄핵안 여당의원 퇴장'에 시민들 실망·분노(종합)

전국 곳곳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

대전 서구 갤러리아타임월드 앞에 모인 윤석열정권퇴진 대전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가 주최한 집회에 참석한 4000여 명의 시민들./최형욱 기자

(전국=뉴스1) 배수아 최형욱 손연우 최성국 남승렬 이성덕 강승남 오현지 기자 = 7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부결되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채 단체로 퇴장하자 전국 곳곳에 운집한 시민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일부 격앙된 모습도 보였다.

국회 본회의에서 첫 번째로 상정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 표결 결과 '부결'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이날 오후 5시 44분쯤.

대전 서구 갤러리아타임월드 앞에 모인 윤석열정권퇴진 대전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가 주최한 집회에 참여한 4000여 명의 시민들은 일제히 '윤석열 탄핵', '국민의힘 해체'를 외쳤다.

집회 발언자로 나선 최영민 대전평화여성회 대표는 "민주화 이전 시절의 계엄 망령이 다시 살아날 줄은 몰랐다"며 "윤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력을 반납하라"고 말했다.

한 시민단체 대표는 "계엄사태의 법적 책임을 지겠다면 내란죄 현행범으로서 (대통령은) 당장 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국민의힘도 탄핵안을 찬성하지 않는다면 정당을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7일 부산 부산진구 쥬디스태화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즉각 퇴진 대회'에서 시민들이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2024.12.7/ⓒ News1 장광일 기자

부산 지역도 지난 4일부터 '비상계엄 선포' 사태를 규탄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이날까지 이어졌다.

부산진구 쥬디스태화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즉각 퇴진 부산시민대회'에 참가한 40대 서모 씨는 "탄핵 부결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패배가 아닌 국민의힘의 퇴행"이라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위임한 임기단축, 사퇴 후 행보를 야당과 함께 만들어 갈지 엄중히 지켜볼 것"이라고 소리쳤다.

50대 정민연 씨도 "탄핵을 선포했던 대통령과 투표조차 하지 않고 자리를 뜬 국민의힘 의원이나 한심한 건 모두 똑같다"고 탄식했다.

7일 국회에서 김건희 특검법이 부결되자 광주 5.18민주광장에서는 윤석열 탄핵 헌정유린광주시민 총궐기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2024.12.7./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불참 의사를 밝히며 단체로 퇴장하자 5·18민주화운동 최후의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 앞에 모인 2000여 명의 시민들은 깊은 침묵에 잠겼다.

시민들은 울분에 찬 눈으로 국회에서 김건희 특검법 투표 후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리를 떠나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기훈 씨(25)도 "비상계엄이 성공했다면 우리는 5·18의 역사가 담긴 이 광장에 나오지도, 국회의원들은 탄핵소추안을 투표하는 저 자리에 서 있지도 못 했을 것"이라며 "탄핵안에 반대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드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월어머니 등 일부 시민들은 울분을 참지 못하고 조용히 눈물을 쏟아냈다.

예상치 못한 여당 의원들의 퇴장에 이날 오후 동성로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대구시국대회에 참가한 시민들도 격앙하며 크게 반발했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와 '윤석열심판대구시국회의', '윤석열퇴진을위한경북대비상시국회의', 야당 등으로 구성된 '대구시국회의'는 '내란범죄자 체포하라', '윤석열 퇴진', '불법계엄선포 윤석열은 퇴진하라'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집회에 참석했다.

시민 이모 씨(55)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후대에 기록될 역사 앞에 부끄럽지도 않으냐"며 "속히 투표에 참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 중인 7일 오후 제주시청 앞에서 '윤석열 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 주최의 윤석열 퇴진 촉구 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4.12.7/뉴스1 ⓒ News1 강승남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의 집단 퇴장에 제주시청 앞 도로에 모인 3000명이 넘는 제주도민들은 실망감을 넘어 분노를 표출했고, '윤석열 탄핵'의 구호는 더 거세졌다.

집회에 참가한 도민 등은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 "국민의힘은 국민을 배신했다" "국민을 겁박한 대통령을 더 보라는 것이냐"라고 성토했다.

개인사업을 한다는 양 모 씨(45)는 "국민을 향해 군대를 동원해 겁박한 대통령은 더 이상 우리의 대통령이 아니다"며 "하루빨리 탄핵을 다시 추진하고, (윤 대통령을) 끌어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시각 제주국제공항 대합실에 설치된 텔레비전 앞에서 국회 본회의 생중계를 시청한 시민들은 김건희 특검법 표결이 끝난 후 여당 의원 대부분이 퇴장하자 "투표는 해야지", "퇴장은 말이 안 된다"는 탄식이 터졌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참여를 촉구하며 투표 종료 선언을 미룬채 본회의장에서 대기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이 투표에 참여해 모두 195명이 오후 7시까지 윤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투표를 마쳤다.

참석 의원의 수가 200석에 미치지 못하면 정족수 미달로 투표는 성립되지 못하고 탄핵안은 그대로 폐기된다. 윤 대통령 탄핵안은 지난 5일 0시 48분 본회의에 보고됐고, 72시간 뒤인 8일 0시 48분까지 투표할 수 있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