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로교회 신옥주 목사 변호인 최후변론에…피해자들 "소설을 써라"
과천 은혜로교회 신옥주 항소심서 징역 10년 구형
- 배수아 기자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변호사가 소설을 쓰네 소설을"
"아이고 답답해 아이고 답답해"
6일 수원지법 제5-2형사항소부 302호 법정.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과천 은혜로교회(현 해빛교회) 신옥주 목사의 결심 공판이 열렸다.
이날 신 목사 측 변호인의 최후변론을 듣던 피해자들은 "소설 좀 그만 써라"고 소리쳐 한때 법정 내 소동이 빚어졌다. 한 여성 피해자는 답답하다는 듯 "아이고 아이고"라며 가슴을 계속 치기도 했다.
302호 법정 안밖으로는 신 목사를 추앙하는 은혜로교회 측 성도들과 피해자들로 나뉘어 가득 메워졌다.
신 목사와 신도들은 2014년 10월부터 2018년 2월까지 경기 과천시의 한 교회와 남태평양에 있는 피지 현지 교회시설에서 귀신을 쫓는 의식으로 불리는 속칭 '타작마당'이라는 종교의식을 진행한 혐의를 받는다. 그들은 타작마당을 통해 미성년자를 포함한 신도 25명을 수 차례에 걸쳐 폭행하거나 신도 간 폭행을 강요했다. 목사 신 씨는 종말론을 주장하며 400여 명의 신도를 피지로 이주시켜 집단생활하게 했고 이 과정에서 신도들의 여권을 빼앗고 무보수로 일하게 하기도 했다.
앞서 신 씨는 2020년 2월, 타작마당과 관련한 폭력행위등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상해, 특수폭행, 특수감금, 사기 등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 받고 2020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바 있다.
신 씨는 수감 중임에도 서신으로 신도들에게 폭행을 지시하는 등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아동학대 혐의로 신옥주 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 재판부는 "특히 피해자 A 씨는 상당한 피를 흘릴 정도로 심한 폭행이 있었고, 그 와중에 삭발까지 시키며 인격적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시켜 피해자에게 가한 신체적 정신적 가해 행위 정도가 매우 중하다"고 판시했다. A 씨에 대한 범행은 이 교회 성도인 A 씨 계부도 함께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원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유치원생, 초등학생, 중학생 등 아동 10~15명이 모인 자리에서 그들의 모친이 자녀들을 때리게 하는 심각한 아동학대 범행을 저질렀다"며 "그럼에도 자신의 범행을 일체 부인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고 피해자들에 대한 일말의 사과나 피해보상을 위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의 범행은 대부분 계획적, 조직적으로 실행되고 피해자들이 당시 정신적으로 피고인의 지배하에 있어 이에 대한 저항이나 신고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피해가 지속됐다"며 "타작마당이라는 명목 하에 가족간 상호 폭행은 신체적 피해만 아니라 가족관계까지 파괴시켜 사회적 해악도 매우 중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여전히 절대적 권력으로 은혜로교회 교인들을 통제하고 재범 위험이 높아보이는 점에서 피고인에 대한 장기간의 징역형의 실형은 불가피하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날 피해자 A 씨는 직접 법정에 나왔고, 재판부는 A 씨에게 직접 발언할 기회를 줬다.
A 씨는 재판부에 "저들은 옥중에서도 저에게 처벌불원서와 사과 편지를 쓰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엄벌탄원서를 제출하고자 이 자리에 나왔다"며 눈물을 흘렸다.
A 씨 변호인은 "피고인들은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에게 어떤 사과를 하지도 않으며 합의를 하자고 요청하고 있고, 은혜로교회 교인인 A 씨 어머니를 통해 합의를 하라고 회유하고 있다"며 피고인들의 엄벌을 호소했다.
이날 검찰은 신 목사에게 원심의 구형과 같은 징역 1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신 목사측 변호인은 미리 준비한 PPT로 최후 변론을 했다. 변호인은 "해당 사건은 '색안경'이 껴 있어 범죄 사실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장애가 된다"면서 "원심 법원의 선고 형량이 일반 사건과 터무니없이 차이가 나는 형량"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직접 '피지'에 있는 은혜로교회에 현장 답사를 떠났다고도 했다. 변호인은 "은혜로교회가 이단으로 보이는 결정적 요소 두 가지는 '타작마당'과 '피지에서 공동체 생활을 한다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타작마당은 종교적인 행위일뿐 신도들을 해할 목적이 아니었고, 공동체 생활은 다른 종교에도 있는 것이지 이례적이고 특이한 행위가 아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피지 은혜로교회는 한국대사관의 홀대와 현지 정부의 탄압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단기간 내 사업지를 비약적으로 성장시켰고, 기회의 땅이라는 측면에서는 이른바 '낙토'가 맞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선고된 건까지 해 공동폭행만으로 총 13년은 말도 안된다"며 "JMS 정명석도 성폭행 혐의로 징역 17년인데, 신옥주는 공동폭행이 주인데도 징역 13년이다"고 비유했다.
신 목사는 "여기까지 오게 된 게 진심으로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선처를 부탁드린다"라고 짧게 최후진술을 마쳤다.
해당 사건의 선고 공판은 25년 1월 15일 열린다.
sualu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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