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열차 취소돼 당황"…철도노조 '총파업'에 시민 불편 가중
[현장] 용산·익산·제천·목포 등 상·하행 열차 운행 중단 및 지연
- 김기현 기자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서울에서 약속이 있어 빨리 가야 하는데, 갑자기 열차가 취소돼 당황스럽네요."
전국철도노동조합(이하 철도노조)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5일 오후 6시쯤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대합실에선 열차 운행 중단·지연 안내 방송이 반복적으로 울려 퍼지고 있었다.
열차 출발 안내 전광판에는 용산·익산·제천·목포 등 상·하행 열차가 이미 운행을 중지했거나 짧게는 5분에서, 길게는 10분까지 늦게 도착한다는 알림이 주기적으로 표시되고 있는 상태였다.
뒤늦게 자신이 탑승해야 할 열차가 중단·지연된 사실을 알아차린 일부 승객은 행여 일정이 꼬일세라 부랴부랴 창구로 향해 대체 열차를 알아보고, 표를 교환하는 데 여념 없는 모습이었다.
이 중 몇몇 승객은 창구에 붙은 '철도노조 파업에 따른 일부 열차 운행 중지 알림' 안내문을 보고는 체념한 듯 한숨을 내쉬거나 고개를 좌우로 여러 차례 가로젓기도 했다.
서울에서 저녁 약속이 있다는 김 모 씨(30대)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앱을 통해 열차 운행 중지 알림을 받았는데, 뒤늦게 확인했다"며 "서둘러 다른 열차표를 구매했지만, 이미 늦은 것 같다"고 토로했다.
승강장 상황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은 대다수 승객은 영하권을 웃도는 추운 날씨 속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하염없이 오지 않는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 중년 남성은 휴대전화와 열차 운행 안내 전광판을 번갈아 보기를 반복하면서도 "오는 거야, 마는거야"라며 혼잣말로 화도 냈다.
직장인 박 모 씨(20대)는 "퇴근길이 이렇게 험난한 적은 처음"이라며 "시국도 어수선하고, 날씨도 추운데 철도노조까지 파업하니 마음이 심란하다"고 밝혔다.
코레일 등에 따르면 철도노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전날 진행한 코레일과 최종 교섭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임금 인상, 성과급 지급, 인력 충원 등 핵심 쟁점에서 양측 입장 차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철도노조 파업은 지난해 9월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철도노조는 이날 서울역(4호선) 12번 출구와 부산역 광장 등에서 출정식을 하고,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하겠단 방침이다.
다만 철도노조는 "사측 입장 변화가 있다면 언제든지 교섭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은 열차 이용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용 자원을 총 동원할 예정이다. 또 부사장을 중심으로 비상수송체제에 돌입해 24시간 비상 대책본부를 운영한다.
특히 코레일은 평시 대비 운행률을 수도권전철 75%(출근시간대 90% 이상), KTX 67% 등으로 목표로 잡고 열차를 운영할 계획이다.
kk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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