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재판' 최서원 "가짜뉴스 정치인 죄 낱낱히 밝혀달라" 눈물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인물인 최서원 씨(개명 전 최순실)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안민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휠체어를 타고 하얀색 마스크를 낀 채 법정에 나온 최 씨는 "가짜 뉴스와 거짓 의혹 제기로 온 나라를 뒤집어 놓고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린 안민석의 죄를 낱낱이 밝히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눈물을 흘렸다.

수원지법 형사19단독 설일영 판사는 5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안민석 의원에 대한 재판을 열고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최 씨는 검찰측이 신청한 증인으로 법정에 나왔다.

첫 재판에서 안 전 의원측은 혐의를 부인했다. 비방목적이나 허위 인식이 없어 명예를 훼손할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다.

이날 검사는 최 씨에게 과거 안 전 의원 측이 발언한 사실에 대해 물었다. 검사가 "특검에서 발표한 재산 외에 수조원대 재산을 실제 해외에 보유하고 있냐"고 묻자 최 씨는 "나는 200억 빌딩 하 나밖에 없다"면서 "저는 스위스 은행이 어디 붙어있는지도 모른다"고 답했다.

최 씨는 대답 도중 안 전 의원을 노려보며 "이렇게 허위 발언해도 되는거냐"고 소리치기도 해 재판장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어진 변호인 반대 신문에서 최 씨는 "빨리 진행해 달라"며 "허리가 많이 아픈데 진실을 밝혀야 해서 나왔다"고 날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안 전 의원측 변호인은 과거 안 전 의원 발언의 '사실 여부'에 주목했다.

변호인이 최 씨에게 '독일의 A 스포츠 회사를 알고 있냐', '해당 회사는 거래 실적이 확인 안 된다', '독일에 설립된 B 회사의 주주 명부에는 증인과 증인의 딸이 모든 주식을 갖고 있는 걸로 나온다'는 등의 질문을 하자 최 씨는 "명예훼손 사건이랑 상관 없다"며 "다른 의혹 제기 하지 말아라. (변호인이면서) 왜 자꾸 검사가 질문하듯이 하냐"고 소리쳤다.

이어 변호인이 "증인이 은닉한 재산의 자금 세탁에 대해 질문하겠다"며 "A 스포츠 회사가 삼성전자와 200여억 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체결한 적이 있는데 알고 있냐"고 하자, 최 씨는 "삼성한테 물어보라"고 맞받았다.

또 "현재 재산은 비슷한 수준이냐"는 변호인의 질문에는 "안민석 때문에 다 뺏어갔다. 그지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 씨가 감정적으로 흥분하면서 재판은 10여분간 휴정 되기도 했다.

최 씨는 증인신문을 마친 후 미리 써온 탄원서를 읽었다. 최 씨는 "우리나라 최초 여성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비극적 결말이 났다"면서 "저는 청주교도소에 아직도 수감 중이고 세월이 10년이 흘렀다"고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 "안민석의 허위 발언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보릿고개를 넘기고자 했던 모든 국민을 모욕한 것"이라며 "1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안민석은 사실관계 확인도 못했고 국민들을 선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를 향해 "안민석은 스타 정치인이 되고자 늘 유명인 옆에 서 있었지만 책임은 하나도 지지 않았다"면서 "이런 선동적인 가짜 뉴스 정치인이 근절되록 재판을 잘 이끌어주시길 간청한다"고 호소했다.

안 전 의원은 지난 2016년 각종 방송 매체 등에서 "최 씨 독일 은닉 재산이 수조 원이고 자금세탁에 이용된 독일 페이퍼컴퍼니가 수백개에 달한다는 사실을 독일 검찰로부터 확인했다" "최서원씨가 외국 방산업체의 회장을 만나 무기계약을 몰아줬다" "스위스 비밀계좌에 입금된 국내기업의 돈이 최서원씨와 연관 있다"는 등 허의 발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

최 씨는 안 전 의원 발언이 모두 거짓이라며 2019년 9월 안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고 수원지검이 이첩받아 수사해 안 전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다음 기일은 2025년 1월 21일 열린다. 이날은 안 전 의원측이 신청한 주진우 기자가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