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전국 동시다발 ‘윤대통령 퇴진’ 촉구(종합)

윤석열 정권 창출 일등공신 대구경북도 ‘사법처리’ 목소리
교수·학생도 시국선언 참여…"철저한 수사와 처벌 이뤄져야"

4일 저녁 제주시 이도1동 제주시청 인근에서 21개 제주 시민단체 및 정당과 제주도민들이 집회를 열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2024.12.4/뉴스1 ⓒ News1 홍수영 기자

(전국종합=뉴스1) 송용환 홍수영 남승렬 이승현 박지현 허진실 박민석 강미영 한송학 이시우 임충식 김지혜 김세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이 국회의 결의로 6시간 만에 해제된 4일 대통령 퇴진과 내란죄 체포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전국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이날 오후 7시 제주시청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에 참석한 30대 A 씨(제주시 건입동)는 간밤 벌어진 비상계엄 사태에 분노와 답답함을 표했다.

SNS에서 집회 소식을 접하고 친구들과 함께 거리로 나온 A 씨는 "헌법 제1조에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돼 있다. 대통령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된다"며 "제 발로 떠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집회 현장에서는 교복을 입은 10대 학생들, 가족들, 친구들과 함께 나온 도민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하나같이 "지난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보고 참담한 심정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윤석열 체포' '내란주범 윤석열·김용현·이상민 즉각 구속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촛불 대신 휴대폰 조명을 켜고 흔들며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일부 학생들은 '나 어젯밤에 무서웠어' '탄핵' 등 직접 쓴 피켓을 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정권 창출의 일등 공신으로 꼽히는 국민의힘 핵심 지지 기반 TK(대구·경북)에서도 후폭풍이 거세게 일었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와 '윤석열심판대구시국회의' '윤석열퇴진을위한경북대비상시국회의' 등은 이날 오후 5시 대구 동성로에서 '윤석열 퇴진 대구시민시국대회'를 열고 정권 퇴진을 외쳤다.

이들 단체는 윤 대통령을 '내란 범죄의 수괴'로 규정하고 퇴진과 사법처리를 촉구했다.

이보다 앞서 이날 오후 대학교수와 학생이 주축이 돼 출범한 윤석열퇴진을위한경북대비상시국회의도 경북대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헌적이고 불법 부당한 군사 반란을 획책한 윤석열을 당장 용산의 권좌에서 끌어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일 오후 5·18민주화운동 역사 현장인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광장에서 열린 '광주시민총궐기대회'에서 시민들이 헌정 유린, 내란 수괴를 외치며 윤석열 체포·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2024.12.4/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5·18민주화운동 당시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 광장에는 광주광역시 시민들이 모여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했다.

윤석열퇴진 시국대성회 추진위원회는 4일 오후 7시 5·18민주화운동 역사 현장인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광장에서 대통령 체포와 구속 등을 촉구하는 '광주시민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윤남식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장은 "대통령의 명분 없는 계엄 선포는 헌법유린에 해당한다. 민주주의 가치를 위협받는 엄중한 시국이다"며 "국민들에게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긴 만큼 즉각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민주주의의 성지인 광주는 역사 퇴행을 결코 좌시하지 않고 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44년 전 비상계엄을 몸소 겪거나 전해 들은 광주시민들은 전날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영상을 보며 탄식을 내뱉고 야유를 보냈다.

시민들은 민주주의를 파괴한 점을 꼬집으며 '헌정유린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체포·구속하라', '국회는 윤석열 탄핵을 즉각 추진하라', '광주시민 총궐기로 윤석열 정권 타도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탄핵을 촉구했다.

대전과 충남지역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날 오후 7시 대전 서구 둔산동 타임월드 앞에서는 윤석열정권퇴진대전운동본부가 주최로 시민대회가 열렸다. 윤석열정권퇴진대전운동본부에는 민주노총 대전본부, 정의당·진보당 대전시당, 지역 시민·사회·종교단체 등 31개 단체가 참여했다.

4일 오후 충남 천안시 신부동 천안고속버스터미널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퇴진 결의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윤석열 파면'을 외치며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2024.12.4. /뉴스1 ⓒ News1 이시우 기자

앞서 충남에서는 오후 5시 천안시 신부동 천안고속버스터미널 앞에서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주최로 ‘윤석열 정권 퇴진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천안은 체감 온도가 1도일 정도로 추운 날씨를 보였지만 약 250여명의 시민이 모여 윤석열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하교 중인 고등학생과 대학생이 집회를 지켜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경남 40여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윤석열 퇴진 경남운동본부는 4일 오후 5시 창원시 성산구 창원광장에서 '경남시국대회'를 열었고, 울산 남구 롯데백화점 앞 광장에서는 2000여명의 시민이 모여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가졌다.

전북대와 전주교육대 교수들도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인기도 없고 무능한 대통령이 비상식적인 행동을 할 때 국가와 국민이 큰 위험에 빠질 수 있음을 이번 사태로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며 “헌법과 법률이 정한 요건과 절차를 무시하고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은 탄핵해야 한다. 또 비상계엄 선포에 관여한 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도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10시 27분쯤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에 국회는 계엄 선포 2시간 30여 분 후 본회의를 개최, 재적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했다.

결의안이 가결되자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6시간여 만인 이날 오전 4시 30분쯤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해제를 선언했다.

sy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