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비용 줘" 전 남편 500회 때려 죽인 여성·무속인, '무기' 불복 항소

(의정부=뉴스1) 양희문 기자 = 신내림 굿 비용을 뜯어내려고 전 남편을 때려 숨지게 한 여성과 그에게 범행 지시를 내린 무속인이 1심에서 무기징역 판결을 받은 데 대해 불복해 항소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강도살인 혐의로 의정부지법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40대 여성 A 씨와 40대 무속인 B 씨는 1심 판결에 불복, 전날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또 어머니와 함께 부친을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A 씨 딸 C 씨(19)도 항소했다.

A 씨 모녀는 "강도를 공모한 사실이 없고, 피해자를 살해할 고의도 없었다"며 강도살인 혐의를 부인해 온 만큼 양형부당과 법리오해 등을 이유로 항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B 씨도 재판 과정에서 "A 씨와 C 씨에게 피해자를 폭행하도록 지시하지 않았고, 강도를 공모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하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해왔다.

A 씨와 C 씨는 지난 5월 9일 경기 양주시 한 가정집에서 50대 남성 E 씨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각각 E 씨의 전처와 딸로, 6일간 E 씨를 500회 이상 폭행하며 신내림 굿 비용을 요구했다. 미성년자인 A 씨 아들도 범행에 가담했는데, 촉법소년에 해당해 입건되지 않았다.

무속인 B 씨는 자신의 심리적 지배하에 있는 A 씨와 그의 자녀들에게 범행을 지시하고 함께 E 씨를 때렸다. E 씨가 끝까지 돈을 마련하지 못하자, B 씨는 A 씨 아들을 앞세워 신들린 것처럼 행동하라고 한 뒤 폭행을 사주했다.

사건 전날 밤 E 씨는 폭행을 피해 주택을 빠져나왔으나 다시 붙잡혔고 결국 다음 날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 모녀는 경찰에 신고하면서 E 씨가 과거 자식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러 다투다 발생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변인 진술을 토대로 수사를 벌인 경찰은 모녀의 진술을 '거짓'으로 보고,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 송치했다.

무속인 B 씨 남편 D 씨(50대)는 범행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한 혐의(강도치사)로 불구속 기소됐으나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