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폭탄' 진짜 폭탄이었다…전국 곳곳 붕괴로 잇단 사망사고(종합)
부상자도 속출…시장·공장 등 생활권 '직격'
공공기관도 당했다…어마무시 '대설' 위력
- 김기현 기자, 한귀섭 기자
(경기·강원=뉴스1) 김기현 한귀섭 기자 = 이틀 연속 전국 곳곳에서 '눈 폭탄'이 빗발쳤다. 그 위력을 이겨내지 못한 시설물은 속절없이 무너졌고, 나아가 생명까지 앗아갔다.
2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11시 59분 경기 안성시 서운면의 한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에서 캐노피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크게 다친 70대 남성 근로자는 동료에 의해 구조돼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에 옮겨졌으나 치료 도중 사망했다.
그는 보행로를 지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캐노피가 밤새 쌓인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보다 앞선 오전 9시 1분쯤에는 강원 횡성군 서원면 창촌리 한 축사 비닐하우스 역시 폭설로 붕괴하면서 70대 남성 A 씨가 깔려 숨지기도 했다.
부상자 또한 속출했다. 같은 날 낮 12시 5분쯤 안양시 동안구 농수산물도매시장 지붕이 습설(젖은 눈)로 무너지는 사고가 나 1명이 다쳤다.
현재 부상자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당시 농수산물도매시장은 붕괴 우려로 출입이 통제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안산시 단원구 성곡동 금속가공 제조공장에서는 오전 9시 56분 알루미늄 도장 창고가 폭설로 붕괴돼 50대 남성 근로자가 다리를 다쳤다.
당시 A 씨는 제설 작업을 벌이던 중 갑자기 창고가 무너지면서 구조물에 다리를 깔린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공장 알루미늄 도장 창고는 천막을 씌운 형태의 가설건축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도 대설 위력을 감당해내진 못했다. 같은 날 오전 5시 20분쯤 수원시 장안구청 부설주차장 입구 캐노피가 붕괴됐다.
이 사고로 다친 사람이나 파손된 차량은 없었으나 현재까지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주차장 진입이 불가능한 상태다.
다만 장안구청 부설주차장은 입·출구가 분리돼 있는 구조여서 출차는 가능한 상황이라는 게 시 설명이다.
장안구청 부설주차장은 구청 직원들은 물론 장안구민회관과 장안구보건소 등을 이용하는 시민이 이용하는 곳으로, 수요가 많다.
시는 캐노피가 습설(젖은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복구 작업을 마치는 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처럼 이틀 연속 폭설이 이어지면서 인명·재산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향후 눈이 더 올 것으로 예상돼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기상 당국은 이날 늦은 밤(오후 9시~다음 날 0시)까지 경기 남부지역에 눈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다음 날(29일) 오후 6시부터 9시 사이에도 경기지역 곳곳에 비 또는 눈이 내릴 것으로 분석 중이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경기도내 주요 시·군 적설량은 백암(용인) 42.6㎝, 광주 42.1㎝, 군포 금정 38.1㎝, 수원 37.8㎝ 등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많은 눈이 내려 쌓여있는 가운데 기온이 낮아지면서 내린 눈 또는 비가 얼어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나타나는 곳이 많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길 바란다"며 "출퇴근 시간대 차량 안전 운행과 보행자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kk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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