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폭탄 몸살" 경기도의회 ‘입법예고' 의견쓰기…한명이 수십개씩

(수원=뉴스1) 송용환 기자 = 경기도의회 조례 제·개정안 입법예고에 대한 ‘의견쓰기’에 특정인이 수 초 만에 수십 개 글을 게시하는 등 구멍이 뚫림에 따라 중복게시를 막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9일 도의회에 따르면 정승현 의원(민주·안산4)은 그동안 회계사만 할 수 있었던 민간위탁 수탁기관의 ‘회계감사’를 ‘사업비 결산서 검사’로 새롭게 정의해 세무사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경기도 사무위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의견수렴을 위한 입법예고 기간은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다.

해당 기간 도의회 홈페이지 내 입법예고 ‘의견쓰기’에는 19일 오전 10시 40분 현재 약 3만650건의 의견이 게시됐다.

문제는 해당 개정안에 반발하는 회계사들로 추정되는 이들의 조직적인 반발인데 수 초 만에 10~20개의 ‘글 폭탄’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서 모 씨가 올린 ‘반대합니다’라는 동일 문구가 지난 19일 오전 9시28분 13초에 5개, 14초에 6개, 15초에 5개, 16초에 3개, 17초에 6개, 18초에 1개 등 5초간 26개나 게시됐다.

이 같은 개정안 반대의견이 담긴 글 폭탄은 입법예고 기간 내내 이어졌고, 찬성 의견은 상대적으로 묻히게 됐다.

정승현 의원은 “해당 개정안 내용은 초선이던 지난 10대 의회부터 다뤘던 부분이라 잘 알고 있는 부분임에도 (회계사로 추정되는 이들이) 개인메일이나 문자를 통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며 “특히 입법예고 의견쓰기에 특정인이 수십 개씩 글을 올리고 있는데 중복게시를 방지할 수 있는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도의회 사무처 관계자는 “관련 시스템을 수정할 수는 있는데 (관련 부서 간)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답했다.

도의회는 2019년 5월 같은 내용의 조례 개정안을 의결했지만 같은 해 6월 금융위원회의 재의요구에 따라 경기도가 재의요구를 했다. 당시 도의회에서 재의결이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조례안은 자동폐기 된 바 있다.

하지만 같은 내용의 조례에 대해 대법원이 ‘서울시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재의결 무효확인 청구사건’을 지난 10월 ‘원고(오세훈 서울시장) 청구 기각판결’ 함에 따라 입법 과정에서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개정안 심의의결은 오는 22일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sy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