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차 투입한 '야탑역 30명 살인예고글'…커뮤니티 홍보 자작극
익명 커뮤니티 직원 2달 만에 검거…경찰, 구속영장 신청
- 김기현 기자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에 '야탑역 흉기난동 예고' 글을 작성해 사회적 혼란과 불안을 야기한 커뮤니티 직원이 약 2달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협박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블랙넷' 운영 직원 A 씨(20대)를 검거했다고 15일 밝혔다.
그는 지난 9월 18일 블랙넷에 '야탑역 월요일 30명은 찌르고 죽는다'는 제목의 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그는 글에서 "최근 부모님도 날 버리고, 친구들도 무시해서 자살 하려다 글을 올린다"며 "9월 23일 월요일 다 쑤시고 다니러 간다. 정확히 오후 6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댓글 반응 보니까 불도 질러줄게. 위로 한 번을 안 해주네"라며 "허언증이다, XX들 딱 기다려라. 죽여줄테니까"라고 덧붙였다.
특히 A 씨는 국내 포털 사이트 지도로 캡처한 야탑역 인근 카페 등도 함께 첨부해 구체적으로 범행 장소를 지목하기도 했다.
경찰은 A 씨 범행 당일부터 한동안 야탑역 일대에 특공대를 포함한 경력 120여 명과 장갑차 등 장비를 투입해 우발 상황에 대비해 왔다.
동시에 블랙넷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점에 초점을 맞춰 △국제공조 △IP 추적 등 다양한 수사방식으로 살인예고 글 작성자를 추적해 왔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블랙넷 운영자 B 씨(20대) 계정으로 미국 서버에 로그인한 IP 접속 위치 확보했다.
아울러 지난달 29일 서울 사무실 소재를 파악해 B 씨 등 블랙넷 관계자 3명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영상물 유포·방조) 혐의로 검거하고,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B 씨 등 3명은 블랙넷을 통해 사이버도박 등 정보를 공유하고, 음란사이트 링크를 게시하는 등 불법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또 추가 수사에 나서 A 씨 신원을 특정, 이달 13일 오후 5시 50분쯤 서울 한 거리를 지나던 A 씨를 긴급 체포했다. 사건 발생 56일 만이다.
A 씨 등은 자극적인 게시물로 블랙넷을 홍보해 방문자를 늘리고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방문자가 늘어나면 수익 역시 증가하는 구조를 악용한 범행이라는 게 경찰 설명이다.
현재 경찰은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A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수원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민에게 불안감을 주고, 공권력을 낭비시키는 협박 글 게시자에 대해 모든 추적 기법을 동원해 반드시 검거하겠다"고 말했다.
kk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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