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주머니' 달고 수험장·배달 오토바이 활약…위기일발 수능 입장(종합)
학교 앞서 불법 유턴 적발도
"여기가 아닌가요?" 고사장 착각…경찰 활약 빛나
- 양희문 기자, 박소영 기자, 유재규 기자, 이수민 기자, 박지현 기자, 김기현 기자, 최대호 기자, 장수인 기자
(전국=뉴스1) 양희문 박소영 유재규 이수민 박지현 김기현 최대호 장수인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4일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수험생들은 가족의 배웅과 응원을 받으며 시험장으로 들어갔다.
고사장을 착각해 다른 학교로 찾아가거나 길이 막혀 지각할 위기에 빠진 수험생들도 속출했지만, 경찰들의 빠른 대처 덕에 입실 마감 직전 학교에 도착했다.
울산시 북구 화봉고등학교 시험장 앞에 한 학생이 아버지의 오토바이를 타고 급하게 수험장에 도착했다. 입실 마감 10분 전이었다.
인천에서도 입실 시간인 오전 8시 10분이 가까워져 오면서 수험생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일부는 뛰어가는 모습도 포착됐고,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해 배달 오토바이를 타고 급하기 시험장에 도착한 학생도 있었다.
경기 수원 칠보고에서도 입실 마감 시간이 다가오자 뜀박질로 수험장까지 대차게 달리는 수험생들이 보였다.
간당간당 '세이프' 하며 수험장 안으로 들어선 수험생들은 헐떡이는 숨을 고르며 입시장까지 잰걸음으로 들어섰다.
남양주시 호평고등학교 앞에 흰색 승용차가 멈춰 섰다.
차에서 내린 한 여성은 “아이가 어제 수술을 받았다. 차를 끌고 학교 위까지 올라가도 되느냐”고 학교 관계자에게 요청했다. 실제 해당 수험생의 배엔 '피 주머니가’'가 달려 있었다.
학교 측은 몸이 아픈 수험생을 위해 흔쾌히 부모 요청을 수락했고, 통증을 느끼던 학생은 부모 차에 올라타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수원시 태장고 앞에선 수험생 학부모가 운행하는 흰색 제네시스 G80이 학교 안으로 진입하려다 교통 정리를 하던 모범운전자에게 제지당했다.
그러자 수험생은 급하게 차에서 내려 정상적으로 입실했다. 그런데 G80이 갑자기 불법 유턴을 했다. 이 때문에 한동안 반대편 차도에서 차량 정체도 빚었다.
이를 목격한 경찰관은 곧바로 G80을 붙잡았다. 학부모는 운전석 창문을 내려 당황한 표정으로 "딸이 두고 내린 물건이 있어 전해주려고 그랬다"고 호소했다. 결국 경찰관은 학부모를 상대로 계도만 하고, 상황을 마무리 지었다.
이날 오전 7시 54분께 한 군인 신분의 20대 재수생 남성 A 씨가 광주 남구 대성여고에서 입장을 제지당했다. 고사장을 잘못 찾은 것이다.
"동성고가 여기서 먼가요?"라고 당황하며 택시를 불러야 할지 고민하던 A 씨.
떠들썩한 상황을 목격한 김민준 남부경찰서 교통안전계 경사는 "제가 차 뺄게요"라고 외치고 차를 향해 뛰었다.
김 경사는 차를 운전해 대성여고에서 836m 떨어진 동성고에 A 씨를 내려줬다. "고맙습니다"라고 감사 인사를 한 A 씨는 급히 고사장으로 뛰어 들어갔다.
광주 경찰은 이날 수험생들의 정시 입실 지원을 위해 9건의 도움 요청을 받아 8명을 시험장까지 안전하게 수송했고, 신분증 전달 1건의 편의를 제공했다.
전북 전주에선 '전북대 사대부고'와 '전주대 사범대학 부설고'를 헷갈려 시험장을 잘못 찾은 학생이 발생했다.
이들은 교문 앞까지 다다라서야 시험장을 잘못 왔다는 사실을 알고 급하게 발걸음을 돌렸다.
경기도교육청 나이스(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 접속장애로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께 수능 상황실로 “나이스에 접속이 안 된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나이스(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는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 등 교육 행정기관을 비롯해 전국 1만여 개 학교에서 교육 행정 업무나 학사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정보 시스템이다.
수능 당일 신분증 없이 응시표만 갖고 온 수능 응시자가 있으면 고사장 측에서 생활기록부를 보고 확인하는 절차도 나이스를 통해 한다.
현재 도 교육청을 포함한 직속 기관, 학교 내 나이스는 시스템 장애로 오전 7시부터 장애 복구 시까지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복구작업 중이다"며 "(수능시험)고사장에 'evpn 서비스'로 우회접속이 가능해 수능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yhm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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