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으면 안돼"… 수험장까지 전력질주 '간당간당 세이프'
수능시험장 마련된 수원칠보고…차분한 분위기 속 가족·친구 응원
- 유재규 기자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수능 화이팅. 잘 치르고 나와."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 소재 경기도교육청 30지구 제8시험장이 마련된 수원칠보고교 정문엔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을 위한 응원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10도 안팎의 기온으로 다소 포근한 날씨 덕분인지 수험생들의 옷차림은 다소 가벼워 보였다.
수험장 일대 분위기는 차분한 가운데 입시장으로 속속 들어서는 수험생 대부분은 슬리퍼를 신었고, 반바지와 면 소재 운동복 등 차림이 주를 이뤘다.
혼잡을 방지하기 위해 수험장 약 200m 주변으로 교통이 통제돼 수험장까지 도보로 이동하는 수험생 곁엔 가족, 친구 등이 동행했다.
황모 군(19)은 "떨지 말고 잘 치르고 나와. 다른 곳에서 너 기다리다 우리가 끝나자마자 마중 나갈게"라고 수험장에 들어가는 친구 어깨를 손으로 툭 치며 응원했다.
그는 "수시전형 합격으로 시험을 치르지 않는데, 친구는 최저 등급 때문에 정시를 치러야 한다"며 "응원차 친구 5~6명이 함께 왔다"고 전했다.
한 수험생의 모친은 "아들, 여기 봐"라며 어쩌면 처음이자 인생에서 마지막이 될 수능을 기억하고 싶었는지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으려 했다.
그러나 해당 수험생은 긴장된 마음이었는지 "됐어. 엄마, 빨리 가요"라며 괜히 퉁명스럽게 말한 뒤 "엄마, 잘하고 올게요"라며 가볍게 포옹하고 입시장으로 들어섰다.
눈가에 그렁그렁 맺힌 눈물을 애써 참다가 아들이 입시장에 들어선 후에야 눈물을 훔친 이 모친은 "아침에 너무 일찍 일어나서 가면 피곤하지 않을까 염려됐는데 시험 시작 전까지 부족한 과목을 더 챙겨보겠다는 아들의 말에 대견하면서도 안쓰러웠다"고 전했다.
조금이라도 더 지켜보고 싶어서, 빠뜨린 것이 있는지 걱정이 됐는지 등 수험생 자녀가 입시장에 들어가는 순간을 수험장 교문에 붙어 서서 하염없이 바라보는 부모들이 곳곳에 포착됐다.
이들 부모는 서로 일면식은 없지만 수능을 치르는 자녀를 뒀다는 공통점에 "도시락은 반찬은 뭐로 했나요" "아들이 시험 1주일 전부터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짜증이 부쩍 늘었어요" 등의 대화를 주고받았다.
수험장에 다다라 도시락을 건네며 입시장으로 아들을 들여보낸 한 모친은 "소화가 잘되는 위주로 된장국, 계란말이, 흑미 잡곡밥, 장조림 등으로 (도시락을) 준비했다"며 "간을 평소보다 심심하게 맞췄는데 아무 탈 없이 수능을 잘 치렀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전 8시 5분이 지난 시점부턴 뜀박질로 수험장까지 대차게 달리는 수험생들이 보였다. 이날 입시장 입실 시간은 오전 8시 10분까지다.
간당간당 '세이프' 하며 수험장 안으로 들어선 수험생들은 헐떡이는 숨을 고르며 입시장까지 잰걸음으로 들어섰다.
이날 수능은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5시 45분까지(일반 수험생 기준) 전국 85개 시험지구 1282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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