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카펫 위 "당신이 주인공"…수능 전날 용인 죽전고 '장도식'
죽전고, 전통 행사 '장도식' 개최…선·후배, 사제간 격려·응원
- 김기현 기자
(용인=뉴스1) 김기현 기자 = "선배님들.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 꽃길만 걸으세요!" "후배들아. 잘 보고 올게. 다음은 너희들이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하루 앞둔 15일 오전 10시 '장도식'이 열린 경기 용인시 수지구 죽전고등학교에선 이처럼 정이 가득 담긴 말이 끊임없이 오갔다.
죽전고는 매년 수능 전날 장도식을 개최해 1·2학년 학생과 교사가 예비소집에 참가하는 3학년 수험생을 응원하는 전통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정문에서 학교 건물까지 '당신이 주인공'이라는 의미를 담은 레드카펫을 설치하고, 열렬히 응원하는 방식이다.
3학년 수험생들은 예비소집에서 수험표를 배부받은 후 학교를 나서는 과정에서 레드카펫 위를 거닐며 용기를 끌어올리게 된다.
이날 역시 레드카펫 양쪽으로 빨간색 잠바를 입은 1·2학년 학생자치회 학생들이 나란히 서 신나는 응원가에 맞춰 미리 준비한 피켓을 흔드는 등 응원에 매진했다.
각 피켓에는 '어떤 상황이 다가와도 항상 당신의 꿈을 응원합니다'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할거야' '내가 가는 길이 주인공' 등 문구가 담겼다.
김시언 죽전고 학생자치회장(17)은 "수능은 노력의 결실을 맺는 시험"이라며 "존경하는 선배님들이 실수 없이 각자의 능력을 모두 펼치고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를 본 3학년 수험생들도 후배들에게 손을 흔들거나 손가락으로 'V'를 그리며 화답했다. 일부는 응원하는 후배들 모습을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았다.
조세희 양(18)은 "작년에도 저희가 똑같이 했었는데, 막상 응원을 받으니 고맙다"며 "수능을 시작으로 더 큰 꿈을 펼치겠다. 제가 최고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조 양 남자친구 진호섭 군(18)도 "며칠 전부터 엄청 긴장이 됐었다"며 "부담감을 떨쳐내고, 내일 꼭 (수능을) 잘 보겠다"고 다짐했다.
교사들 또한 3학년 수험생들을 마주칠 때마다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한 여교사는 여제자 1명을 한동안 꼭 안아주며 연신 등을 토닥여주기도 했다.
최원준 선생님(30)은 "학생들이 3년 동안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본인들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중요한 출발점이 되는 하루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오인제 선생님(36·여)은 "아는 문제는 아는 대로, 모르는 문제는 잘 찍어서 좋은 결과를 내고 왔으면 좋겠다"며 "열심히 한 만큼 떨지 말고, 실력을 잘 발휘하고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도내에서 이번 수능에 응시하는 수험생은 15만 3600명으로 전국 최대 인원이다. 지난해보다 7478명 증가한 수치이기도 하다. 시험장은 총 344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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