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자단체, 대북전단 살포 계획 끝내 무산…내달 중 다시(종합)
"북에 먼저 납북자 해결 요구하라" 비판
일정 다시 잡을 것…기계 이용한 비공개 살포 계획도
- 양희문 기자, 박대준 기자
(파주=뉴스1) 양희문 박대준 기자 = 납북자 가족단체가 31일 접경지역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예고했으나 경기도가 대응에 나서며 무산됐다.
이들은 북한에 먼저 납북자 해결을 요구하라며 조만간 다시 대북전단 공개살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는 이날 오전 10시 10분께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 내 6·25전쟁 납북자기념관 앞에 집결했다.
이들은 이날 풍선을 이용해 대북 전단 5만 장을 살포할 계획이었다.
연합회가 제작한 전단(납북자 소식지)엔 일본인 납북자 요코타 메구미, 고교생 납북자 김영남·이민교·최승민·이명우·홍건표 씨, 최성룡 연합회 대표의 부친 최원모 씨 등 납북자 7명의 이름과 사진이 실렸다.
연합회는 "북한한테는 가만히 있고, 평화적인 집회를 하는 우리를 방해하는 건 주객이 전도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날 집회는 그동안 납북자 피해가족이 정부로부터 보상받지 못한 책임과 보호를 묻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경기도지사와 파주시장은 대북전단을 반대하기 전에 먼저 북한에 납북자 해결을 요구하라"며 "모든 잘못은 북한인데 김정은에 속아 넘어간 우리 대통령과 정치인이 책임져야 하는 문제다. 피해자 가족은 평생 한으로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도는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며 긴급대응에 나섰다.
현장엔 도 특별사법경찰관은 물론 파주시 관계자, 경기북부경찰청 기동대 8개 부대, 소방 등 모두 800여 명의 인원이 출동했다. 오후석 행정2부지사도 현장에 급파됐다.
연합회는 "평화적인 집회를 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따져 물었다.
이 과정에서 최성룡 연합회 대표는 도 관계자들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또 대북전단 살포를 반대하는 시민들은 납북자단체 집회 현장 맞은편에서 집회를 벌이며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하라"고 외쳤다.
한 젊은 남성은 '대북 전단 살포 중단' 글귀가 적인 팻말을 들고 납북자단체 집회 현장에 난입,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트랙터를 끌고 나온 파주 접경지역 주민들도 임진각 입구에서 "대북전단을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회는 결국 이날 예정했던 대북전단 살포 계획을 취소하고, 다음 달 중 다시 일정을 잡기로 했다.
아울러 공개 살포와 함께 기계를 이용한 비공개 살포도 함께 진행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최 대표는 "오늘 난리 피우는 사람이 많아 결국 중단됐지만, 다시 집회신고를 하고 공개적으로 재살포할 것"이라며 "이외에도 비밀리에 기계를 이용해 북한에 직접 대북전단을 떨어뜨리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드론을 샀고 이틀 정도 연습했다. 요새 드론이 좋아서 사진도 찍히고 그러더라”며 “북한이 오물풍선 살포를 중단하면, 우리도 중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경일 파주시장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파주시 전 지역은 재난안전법에 따른 위험국역이다. 대북전단 살포 관계자는 시 출입이 금지돼 있다"며 "법이 위임한 권한에 따라 대북전단 살포 즉각 중지를 명령한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 주민 인권도 중요하고 납북자 송환도 소중하다. 그러나 정당한 목적이 인정받기 위해선 수단이 합리적이고 정당해야 한다"며 "대북전단 살포는 오물풍선과 확성기 공격에 빌미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yhm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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