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번식장서 자궁 망가진 강아지…도움의 손길 받으며 회복
경기도수의사회-블루엔젤, 레인보우쉼터 봉사활동
-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한송아 기자
(용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한송아 기자 = "이 작은 강아지의 몸에서 플라스틱 같은 조각이 발견돼 응급상황이었어요."
"대다수 개들의 자궁 상태가 좋지 않네요. 축농증이 심한 강아지도 있고."
27일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코리안독스 레인보우쉼터. 중성화수술 봉사에 나선 수의사들은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수술대 위에 올라와 있는 개들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서다. 조금만 수술이 늦었어도 계속 고통 속에 살다 생명을 잃을 뻔한 개들도 있었다.
코리안독스에 따르면 이날 중성화 수술을 받은 개들은 최근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된 개들이다. 처참한 환경의 번식장 옆에는 도살장도 있었다.
여러 동물단체들이 힘을 모아 개들을 구조했고, 개들 중 일부는 레인보우쉼터로 오게 됐다. 현재 이 쉼터에는 500마리의 개들이 보호받고 있어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 같은 소식을 들은 내추럴발란스 블루엔젤봉사단(단장 윤성창)과 경기도수의사회는 한달음에 달려왔다.
2013년 결성된 블루엔젤봉사단은 반려동물 업계 관계자들과 연예인, 수의사 등으로 구성된 봉사모임이다. 봉사자들은 팀을 나눠 견사 청소, 운동장 정비, 산책봉사, 입양홍보 등을 진행한다. 내추럴발란스는 매번 사료를 기부하고 있다.
이날 특히 의료팀의 경우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된 개들을 위해 봉사를 진행하느라 더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도수의사회와 광주시수의사회는 물론, 용인죽전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와 분당 리더스동물의료원, 휴동물의료센터 등에서 지원 나온 수의사들은 개들의 중성화 수술과 예방접종, 스케일링을 하며 재능을 기부했다. 봉사에 필요한 의료용품은 경기도에서 지원했거나 각 동물병원에서 자발적으로 챙겨왔다.
건국대학교 봉사동아리 바이오필리아 학생들은 수의사들을 보조했다. 메디벳주식회사 김대진 대표와 모모그룹 윤정은 대표, 가수 황보와 킴미, 배우 김가은과 김소라 등은 개들을 옮기거나 미용을 실시했다.
수술이 끝난 개들은 내장형(마이크로칩) 동물등록을 하고 수술 부위 문신을 통해 재수술하는 일을 방지했다. 봉사자들은 단 한 마리의 개들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마취에서 깨 회복할 때까지 옆에서 지켜봤다.
봉사가 완전히 종료되고 늦은 점심 겸 저녁을 먹은 봉사자들은 뒤늦게 긴장을 풀고 미소를 되찾았다. 집으로 조용히 돌아가는 뒷모습에서는 고단하면서도 뿌듯함이 느껴졌다.
수년째 봉사활동에서 마취를 전담하고 있는 염진호 수의사는 "더 많은 젊은 수의사들이 보호소 봉사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복희 코리안독스 대표는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된 개들이 입소하면서 사료가 많이 부족해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반드시 국회에서 (전문 브리더나 동물보호소에서만 입양이 가능한) 루시법이 통과돼야 경매장이 없어지고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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