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4일→15일→25일…이재명 부부가 넘어야 할 '삼각 파고'

계속되는 이재명 '사법리스크'…여·야 모두 1심 형량 '촉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부부 11월 1심 재판 선고 3건.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내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부부가 '삼각 파고'(三角 波高)에 직면한다.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및 위증교사 등 2건, 부인 김혜경 씨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각각 재판에 넘겨져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향후 이 대표 정치적 명운을 가를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법원 판단에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24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10.2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김혜경 '선거법 위반' 혐의 14일 선고…檢, 벌금 300만 원 구형

2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법 제13형사부(박정호 부장판사)는 다음 달 14일 김 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선고 기일을 진행한다.

김 씨는 이 대표가 경기도 지사로 재임하면서 민주당의 제20대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한 지난 2021년 8월 서울 한 음식점에서 민주당 인사 3명과 수행원 등에게 10만 4000원 상당의 식사를 도 법인카드로 제공(기부행위)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 7월 25일 진행된 첫 번째 결심에 이어 이날 열린 두 번째 결심에서도 김 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구형했다.

당초 재판부는 8월 13일 선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하루 전인 12일 직권으로 변론을 재개해 추가 심리를 진행해 왔다.

현재 검찰은 이 사건을 "김 씨가 이 대표를 대선 후보로 당선시키기 위해 중진·원로 정치인 배우자들을 매수하려 한 범행"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김 씨 측은 그동안 "배모 씨와 공모한 사실이 전혀 없고, 공모했다고 볼만한 직접적·객관적 증거도 없다"며 전면 '무죄'를 주장해 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인천 계양구 을) 대표가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 투표가 종료된 11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후보의 선거상황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 인사하고 있다. 2024.4.1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김문기 몰랐다"…하루 뒤 이재명 '선거법 위반' 1심 선고 이어져

하루 뒤인 같은 달 15일에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가 이 대표 선거법 위반 혐의 선고 기일을 진행한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백현동 개발 사업을 두고 "국토교통부가 협박해 백현동 부지 용도를 변경했다"고 말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게 용도를 변경한 것이 중앙정부 지시에 따른 것이지, 민간업자에게 이익을 주기 위한 의도가 아니라는 취지다.

이 대표는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을 모른다'는 허위 사실을 말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징역 2년을 구형한 상태다. 대선을 앞두고 대장동 의혹과 백현동 의혹 등으로 지지율이 하락하는 등 이 대표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는 판단이다.

이 대표는 검찰이 증거를 조작해 무리하게 기소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는 "분명한 것은 최소한 이 사건에 대해서 저는 제 기억에 어긋나는 말을 일부러 한 적이 없다"며 "제가 그 말도 안 되는 누명을 썼다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김 처장에 관한 부분은 제 기억에 있는 부분은 명확하게, 전화해서 신세 진 기억만 있으니 그 얘길 했던 것"이라며 "백현동 역시 기억에 있는 대로 얘기했고 그 후에 찾아본 자료들에 의하면 제 기억이 대체로 맞는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통일부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2024.10.2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李 '위증교사 혐의' 법정 최고형 구형…10일 후 다시 '리스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도 11월 25일 이 대표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내린다.

이 대표는 경기지사 시절인 2019년 2월 검사 사칭 관련 허위 사실 공표 혐의 재판에서 무죄를 받기 위해 김병량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였던 김진성 씨에게 위증을 요구한 혐의다.

이 대표가 김 씨에게 전화해 'KBS와 김 시장 측이 이 문제에 대해 상의했고 가능하면 교감이 있었다고 얘기해주면 좋다'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김 씨는 이 대표 뜻대로 위증한 혐의로 함께 재판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이 사건 결심 공판에서 이 대표에게 양형기준상 최고형인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당시 검찰은 "증인신문 하루 전날 변호인을 통해 김 씨에게 신문 사항을 사전 제공하고 숙지하도록 했다"며 "유사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치밀한 수법"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 대표는 검찰이 녹취파일을 짜깁기하는 등 증거를 조작해 억지로 기소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는 최후 진술에서 "다른 사건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최소한 저와 관계된 사건에서는 대한민국 검사가 증거 숨기기가 다반사고, 증거를 왜곡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검찰이 어디 있느냐"며 "이런 것까지 참작해서 진실에 입각해 판단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0.2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계속되는 이재명 '사법 리스크'…여·야 모두 1심 형량 '촉각'

이 밖에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성남FC·위례신도시 비리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혐의로도 각각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대표 사법 리스크 관건은 1심 형량이다. 최종심이 아닌 1심이라고 하더라도 이 대표가 의원직 상실 수준을 받는다면, 파장이 커질 것이라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특히 중형이 선고되면 민주당에 대한 국민 여론이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또 야당에 대한 국민의힘 공세가 한 층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이 대표가 무죄를 선고받으면 오히려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 대선 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국민의힘은 여대야소 상황 속에서 지금 보다 더 거세진 대여 공세를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치권의 눈은 서초동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라며 "이 대표 1심 재판 결과가 미칠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여당은 이 대표 1심 구형과 재판부 판결을 앞두고 한목소리로 '공정한 판결'을 촉구한 바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9월 원내대책회의에서 "2년 동안 이재명 대표는 본인의 사법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의회 정치와 사법 시스템을 심각하게 훼손해 왔다"고 했다.

아울러 "1심 재판부가 어떠한 정치적 계산도 없이 법률과 상식에 맞는 공정한 판결을 내려주시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