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피해자가족 "범죄자 취급 마라"…대북전단 살포 예고

22~23일 파주 6·25 전쟁 납북자기념관서 5만장 살포 계획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가 제작한 대북전단(납북자소식지)/뉴스1

(파주=뉴스1) 양희문 기자 = 경기도가 대북 전단 살포에 강력 대응하기로 한 상황에서 납북피해자단체가 다음 주 대북 전단 살포를 예고해 파장이 예상된다.

17일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에 따르면 이 단체는 오는 22~23일 경기 파주시 문산읍 소재 국립 6·25 전쟁 납북자기념관에서 대북 전단 5만장을 살포할 계획이다.

연합회 측은 납북 피해자 가족은 여전히 고통을 겪고 있지만, 관계기관은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연합회가 제작한 전단(납북자 소식지)엔 일본인 납북자 요코타 메구미, 고교생 납북자 김영남·이민교·최승민·이명우·홍건표 씨, 최성룡 연합회 대표의 부친 최원모 씨 등 납북자 7명의 이름과 사진이 실렸다.

연합회 최 대표는 "정부가 보호하고 찾아와야 할 납북자들인데, 공무원들은 대북 전단을 보내지 못하게 막는다"며 "설명도 협의도 없이 (대북 전단 살포를 이유로) 범죄자 잡듯이 잡아넣겠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가 제작한 대북전단(납북자소식지)/뉴스1

최 대표는 "(김동연) 도지사는 우릴 범죄자처럼 보는데, 파주시는 먼저 연락이 와 대북 전단 자제를 요청하면서 납북자 소식지를 자신들이 시민들에게 나눠주겠다며 설득했다"며 "설득 시도조차 없는 도에 실망했다. 납북 피해 가족을 위로할 생각도 없다"고 덧붙였다.

연합회는 풍향 등 날씨에 따라 대북 전단 살포 일정이 바뀔 수 있다는 이유로 이달 31일까지 집회신고를 해놓은 상태다.

그러나 연합회의 이 같은 대북 전단 살포 계획은 경기도 등 유관기관에 제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도는 지난 15일 파주·김포·연천 등 3개 지역을 '위험구역'으로 설정하고, 해당 지역에 특별사법경찰단을 투입해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단속할 수 있도록 행정명령을 내렸다.

도에 따르면 재난안전법에 의거, 이번 행정명령을 위반해 '위험구역'을 출입해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한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