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횡령 의혹' 파주 한 사립고, 이번엔 '관용차 사적 이용' 논란
기숙사 학생 병원 이송…관용차 없어 사감 차량 이용
학교장 “기숙사 관용차 사적으로 이용한 사실 없어”
- 이윤희 기자
(파주=뉴스1) 이윤희 기자 = 경기 파주의 한 사립고등학교가 행정실의 비위 사건으로 교육청 감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학교장이 ‘기숙사 학생 수송용 관용차’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다.<뉴스1 10월 9일자 보도>
기숙사 관용차는 응급상황 시 학생들을 병원으로 수송하기 위해 학부모들이 낸 돈으로 렌트한 차량인데, 해당 학교장은 자신의 차량이 있음에도 관용차를 사적으로 이용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파주 A사립고교는 지난해 초부터 기숙사 학생들의 응급상황 발생 시 병원 수송 목적으로 최신형 그랜저 차량을 장기 임대해 사용 중이다. 이 차량의 월 임대료는 87만원이며, 이는 학부모들이 납부하는 수익자 부담 경비로 충당되고 있다.
현재 A사립고 기숙사는 전교생 1053명 전원이 이용 중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아프거나 기숙사 업무를 위해 사용해야 할 기숙사 관용차를 교장이 사적으로 이용해 학생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적잖은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관계자와 기숙사 사감들의 증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초 두 학생이 고열이 나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이 때 사용된 차량은 관용차가 아닌 사감들의 개인차량이었다.
같은 해 12월과 올해 3월 새벽 시간에 과호흡과 고열 증상을 보인 학생을 파주 의료원으로 이송할 때에도 관용차가 아닌 사감의 개인 차량을 사용했다.
한 사감의 경우에는 지난해 11월 하루 동안 자신의 차량으로 아픈 학생을 태우고 병원을 오간 일이 4번이나 되기도 했다.
이런 일들은 학교장이 관용차를 사용해 학교를 떠난 탓에 발생한 것으로, 유사한 사례가 수십 건에 이른다고 사감들은 증언하고 있다.
심지어 학교장은 지난해 11월초 휴가 중에도 강원도까지 관용차를 끌고 다녔다는 게 내부 관계자의 말이다.
한 사감은 "학교장에게 관용차 사용을 자제하라고 구두로 경고했으나 효과가 없었다"며 "관용차 임대료와 주유비가 기숙사비에서 지출되는 만큼, 이는 사실상 횡령에 가까운 행위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학생들이 사용해야 할 관용차를 학교장이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며 "교육청 감사에서도 관용차 이 문제를 들여다 보고 있다"고 말했다.
A사립고 교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관용차 사적 이용과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관용차를 사적으로 이용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파주교육청은 A사립고교 전 행정실 직원들이 자신의 호봉을 임의로 승급시켜 수억원의 임금을 부당하게 취득했다는 민원을 접수하고 감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감사대상에 오른 행정실 직원들은 다른 학교에서 근무 중이거나 이미 학교를 떠난 상태이며, 감사에 나선 교육청은 상당수 불법행위를 확인하고 오는 12월까지 A사립고에 대한 감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lyh@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