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의·동해선 폭파에 놀란 주민들…안보관광 '중단'(종합2보)
'쿵' 폭파 소리에 깜짝 놀란 접경지 주민…영농활동 못해
북한 15일 낮 12시께 경의·동해선 폭파…긴장감↑
- 양희문 기자, 윤왕근 기자, 한귀섭 기자
(파주·강원 고성=뉴스1) 양희문 윤왕근 한귀섭 기자 = 북한이 15일 동해 연결도로를 폭파하고 우리 측이 대응사격을 하면서 접경지역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남북관계가 악화하면서 서부전선과 동부전선의 주요 안보관광도 중단됨에 따라 군사적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북한이 동해선과 경의선의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한 가운데 폭파음으로 추정되는 소리를 직접 들은 주민들은 공포감에 휩싸였다.
강원 동해안 최북단 마을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김남명 이장은 "낮 12시 안팎으로 '쿵'하는 소리가 4~5차례 들렸다"며 "사격을 하는 것인지, 폭파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굉장히 크게 들렸다"고 말했다.
명파리 주민들은 이날 오전 민통선 이북 지역 안에 있는 영농지에서 들깨와 막바지 벼 수확을 하다가 북한군의 남북연결도로 폭파 등 접경지 특이 상황이 발생하면서 민통선 밖으로 나온 상태다.
전날만 해도 평소와 다름없이 수확 철 영농활동에 집중했던 최전방 접경지역 주민들은 남북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내 위치한 파주시 통일촌 주민들은 추수도 접어두고 집안에 대기하며 혹시 모를 분쟁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
이완배 통일촌 이장은 "군에서 대피 명령이 떨어지면 곧바로 대피소로 피신해야 하기 때문에 마을 주민 전부가 농사일도 못 하고 전부 집에 대기 중"이라며 "어제만 해도 평소처럼 농사일했는데 오늘 상황에 많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부전선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속초해양경찰서는 군 당국의 협조 요청에 따라 이날 오전 10시 23분을 기해 저도어장 등 북방어장 조업 중인 우리 어선 57척을 철수 조치했다.
또 동부전선 최전방인 고성 민통선 출입도 통제됐으며,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영농주민에 한해 출입이 허용됐던 민통선 이북 지역에 대해서도 출입이 막힌 상태다.
김남명 명파리 이장은 "오늘 민통선 출입이 통제돼 민통선에서 농사일을 하는 주민들이 들어가지 못했다"고 전했다.
파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을 기해 서부전선 접경지역에 있는 안보관광지인 도라산 전망대와 제3 땅굴 운영이 잠정 중단됐다.
앞서 지난 11일 도라산 전망대와 제3땅굴이 일시적으로 관광이 중단됐다가 12일부터 제3땅굴은 다시 운영을 재개한 바 있다.
시는 이날 접경지역 관할 사단인 1사단 측의 안보관광 중단 요청을 받고 해당 관광지들에 대한 운영을 멈추기로 했다.
이는 북한이 최근 국경 부근 포병부대에 완전 사격 준비 태세를 갖추도록 한 데 이어 이날 경의선·동해선 연결도로 폭파 준비에 대한 안보상황 위기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동해안 최북단 안보관광지 통일전망대의 운영도 이날 임시 중단됐다.
고성 통일전망대는 "전방지역 특이사항으로 인해 민통선이 통제돼 통일전망대는 임시 휴업한다"고 밝혔다.
고성 통일전망대는 최근 북한의 도발 징후가 높아지면서 지난 11~13일에도 운영을 중단했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이날 정오쯤 동해선과 경의선의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적 행위에 대응 차원에서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역에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군은 15일 정오쯤 경의선 및 동해선 일대에서 연결도로 차단 목적(추정)의 폭파 행위를 자행했다"라며 "현재는 중장비를 투입해 추가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폭파 행위로 인해 인접한 우리 군의 피해는 없다고 군은 밝혔다.
yhm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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