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사 불편한 진실 '동두천 성병관리소' 철거 안돼"

[국감브리핑] 이기헌 의원, ‘문화유산 임시 지정’ 촉구

10일 국가유산청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는 이기헌 의원. (이기헌 의원실 제공)

(고양·동두천=뉴스1) 박대준 기자 =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기헌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고양시병)이 경기 동두천시의 성병관리소 철거 계획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국가유산청에 해당 시설을 문화유산으로 임시 지정할 것을 긴급히 요구하고 나섰다.

13일 이기헌 의원실에 따르면 동두천 성병관리소는 미군과 한국 정부가 미군 기지촌 여성들의 성병을 관리하면서 성병 검사에서 통과하지 못한 여성을 강제로 수용한 시설로, 1973년부터 1990년대까지 운영하다 1996년 완전 폐쇄된 후 지금껏 방치되어 왔다.

이후 동두천시가 ‘소요산 관광지 확대 개발 사업’을 추진하며 지난해 성병관리소부지를 매입, 철거 계획을 밝힌 후 일부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는 철거 저지 운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일 열린 국가유산청 국정감사에서 이기헌 의원은 “동두천 성병관리소는 미군 기지촌 여성들이 겪었던 국가폭력의 상징적인 장소”라며, “전국에 40개 넘게 있었던 성병관리소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시설로, 국가적 유산으로서 보존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에게 문화유산 임시 지정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문화유산 임시 지정 6개월 이후 지자체가 동의하지 않으면 지정이 취소된다”며 향후 동두천시와 문화유산 지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기헌 의원은 “한국 근현대사의 불편한 진실을 있는 그대로 마주할 필요가 있다”며 “국가 폭력에 대한 반성과 교훈을 얻는 기회로 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동두천 성병관리소 철거를 철회하고, 피해자 보상을 요구하는 ‘국회 청원’에는 5만명 이상의 국민이 동의하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 회부된 상황이다.

dj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