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억 불법대출' 양문석 변호인 "혐의 부인"…법원 "고의 여부 중요"

수원지법 안산지원서 1차 준비기일…피고인 3명 불출석
법원 "고가 부동산 자금마련 중요한데 몰랐단 취지가 의문"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 2024.4.3/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안산=뉴스1) 유재규 기자 = 자녀 이름을 도용해 '11억원 불법대출' 의혹을 받는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안산시갑)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이 11일 이뤄졌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박지영)는 이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양 의원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마쳤다.

이와 함께 특경법 위반(사기),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된 양 의원의 배우자 A 씨(56)와 대출모집인 B 씨(59)의 공판준비 절차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의 주 혐의점을 놓고 검찰 측과 변호인 측에서 쟁점을 정리하고 공판을 어떻게 진행할지 조율하는 자리로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이뤄지는 하나의 절차다.

피고인의 출석 여부가 자유로운 만큼 이날 준비기일에 양 의원 부부와 B 씨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 검찰 측은 수사검사 3명이 출석했다.

재판부가 변호인 측에 요청한 사항은 △검찰의 공소사실 및 증거신청에 대한 의견 △구체적으로 법리다툼을 하고자 하는 쟁점이다.

재판부는 "고가의 부동산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자금마련이 중요한 조건인데 이 부분을 양 의원이 몰랐다는 것이 의문이다"며 "고의 여부가 제일 중요하다. 페이스북에 올린 '새마을금고가 먼저 제안했다'는 게시글 내용은, 이 시기(지난 3월 말) (4·10총선)선거와 밀접한 기간인데 당선의 목적을 두고 행동으로 굳이 (작성)그랬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B 씨가 사업자 대출을 받아 그에 관한 (아파트 매매)자금으로 생각했다면 제출해야 할 서류가 있을 텐데 거래내역서 단지 1장만 제출했다"고 의문을 품으면서 "금전 사용처를 묻는 새마을금고의 취지라면 자금을 제대로 사용했는지가 중요하다. B 씨가 더 잘 알았을 듯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 의원 부부 측 변호인은 "B 씨가 양 의원에 알리지 않고 추진한 사항이므로 대출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양 의원은 모른다"며 "페이스북 글은 A 씨가 '업계 관행이고 합법이라 들어서 그랬다. 그럴 의도가 없었다'는 얘기를 들어서 그대로 작성한 것 뿐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A 씨 또한, 자신이 접촉한 B 씨 등이 새마을금고 직원이거나 적어도 (새마을금고에)적극 협업하는 인물로 생각했으며 B 씨가 제3자의 명의로 문서를 위조할지 전혀 몰랐다는 취지다"라며 "그러기 때문에 고의성은 물론, 의도하지 않은 바라고 주장한다"고 덧붙였다.

양 의원 부부는 특경법 위반(사기)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양 의원은 제 22대 국회의원총선거 후보자 등록 과정에서 재산현황을 축소해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의혹을 받는데 이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B 씨 측 변호인은 A 씨로부터 대출에 필요한 증빙자료를 위조해 달라며 그 대가로 20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시인했다.

재판부는 "검찰에서 이뤄진 조사의 조서까지 전면 부인하는 만큼 증인신문도 상당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정리했다.

양 의원은 2021년 4월 장녀 명의로 대출받은 '사업 운전자금' 11억원을 아파트 매입 관련 대출금을 갚는데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20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소재 137㎡ 규모 아파트를 31억 2000만 원에 매입했고 대구 수성새마을금고는 그로부터 8개월 뒤 해당 아파트에 양 의원 장녀 C 씨를 채무자로 한 근저당권 13억 2000만 원을 설정했다.

B 씨는 2021년 7월 C 씨의 사업용도로 사용한 것처럼 6억 5200만 원 상당 허위 거래명세서 7장, 허위거래 내역이 기재된 은행명의 계좌거래 내역서 2장을 위조해 은행에 제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양 의원 측 부부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11월 15일에 열릴 예정이다.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