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측 증인 '밥값 현금 냈다' 했지만…결제 내역 없어(종합)
식사값 '법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구형 두 번째 연기
법원 "객관적 자료 회신 아직 안된 것 있어"…24일 결심
- 김기현 기자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와 식사 모임을 가졌던 동석자의 증언과 배치되는 증거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다만 재판부가 직·간접적으로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를 아직 완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애초 예고했던 결심을 미루면서 검찰 구형은 또 연기됐다.
10일 수원지법 형사13부(박정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씨 선거법 위반 혐의 공판 기일에서는 지난 2021년 7월 그가 식사했던 서울 소재 일식당 등 '결제 내역'이 공개됐다.
재판부는 앞서 이 사건 증인들이 증언한 진술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일부 금융기관과 결제대행사를 상대로 결제 내역 등 문서 제출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날 공개된 결제 내역은 민주당 A 국회의원 배우자이면서, 이 사건 증인으로 출석했던 B 씨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B 씨는 검찰 공소사실에 기재된 식사 모임에 동석한 인물로, 이 사건 전후 김 씨와 식사 모임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B 씨는 이 사건 전후로 이뤄진 식사 모임 결제와 관련해 "내가 현금으로 결제했다" "현금으로 각자 냈다"는 취지로 진술해 왔다.
하지만 금융기관 등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현금 결제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는 게 재판부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오늘 변론을 종결하긴 어려울 것 같다"는 뜻을 밝혔다. 두 번째 '결심' 연기다.
재판부는 지난달 12일 예정돼 있던 결심을 한 차례 미뤄 이날 진행하겠다고 예고했었다. 통상 결심에선 검찰 구형과 피고인 최후 진술 등이 이뤄진다.
재판부는 "저희가 (금융기관과 결제대행사 등에)제출 명령을 내렸는데, 추석이 지나고 실시하다 보니 시간이 약간 늦어진 데다 연휴가 끼어 있어 일부는 회신이 안 됐다"며 "또 과세, 포스 정보가 금융 정보에 해당하는지 쟁점이 있었다"고 사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저희가 같은 대상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는데, 수사 영장이 아니다 보니 집행 과정에서 대상 해석 문제로 지연됐다"며 "이 역시 대부분 회신받긴 했으나 아직 안 된 게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이날 전직 경기도 5급 별정직 공무원인 배모 씨를 상대로 한 증인 신문만 진행하고, 공판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당초 배 씨에 대한 증인 신문 역시 지난달 12일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배 씨가 불출석하면서 이날로 연기됐다.
배 씨는 김 씨 측근이자 '공모공동정범'으로, 선거법 위반 혐의로 1·2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됐다.
공모공동정범이란 2명 이상이 범죄를 공모한 뒤 그 공모자 중 일부만 실행에 나아간 경우 실행행위를 하지 않은 사람도 공동으로 범죄가 성립한다는 이론이다.
다음 기일은 오는 10월 24일로, 재판부는 이날 변론을 종결할 계획이다.
김 씨는 이 전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임하면서 제20대 대선 당내 경선에 출마한 2021년 8월 서울 한 음식점에서 민주당 인사 3명과 수행원 등에게 10만 4000원 상당의 식사를 도 법인카드로 제공(기부행위)한 혐의를 받는다.
김 씨 측은 그동안 이 사건과 관련해 "피고인은 배모 씨와 공모한 사실이 전혀 없고, 공모했다고 볼만한 직접적·객관적 증거도 없다"며 전면 '무죄'를 주장해 왔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7월 25일 결심 공판에서 "김 씨가 이 대표를 대선 후보로 당선시키기 위해 중진·원로 정치인 배우자들을 매수하려 한 범행"이라며 벌금 300만 원을 구형했다.
이후 재판부는 지난달 13일 오후 2시 선고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하루 전인 12일 직권으로 변론을 재개했다.
kk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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