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동남아 3대 마약왕 일명 '사라김' 김형렬 징역 40년 구형

박왕열·최정옥에게 마약 유통·공급한 최상선 총책
공범인 아들에겐 징역 15년 구형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의 모습. 2022.6.2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 불리며 실질적인 국내 마약 공급의 최상선으로 알려진 일명 '사라김' 김형렬이 검찰로부터 징역 40년을 구형받았다.

수원지법 제13형사부(부장판사 박정호)는 3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향정)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형렬과 공범인 그의 아들 김모 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열고 변론을 종결했다.

이날 검찰은 김형렬(50)에게 징역 40년, 김형렬의 아들이자 공범인 김 씨(25)에게 징역 15년을 각각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서 검찰은 김형렬과 공범 김 씨에게 징역 17년,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한 바 있다. 하지만 새로운 마약 사건이 추가로 기소되면서 총 7개 사건이 병합돼 김형렬과 김 씨에 대한 검찰 구형이 이날 다시 이뤄졌다.

김형렬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김형렬은 대체로 마약 투약 등에 대한 범행을 인정하는 상황"이라면서 "다만 박왕열과 친분이 있어 박왕열에게 자신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준 것 때문에 박왕열의 범행까지 다 오해를 받고 있다"고 변호했다.

변호인은 공범 김 씨에 대해서도 "아버지의 부탁으로 이 사건에 연루된 점과 아직 나이가 젊고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없는 점 등을 참작해달라"며 '무죄'를 선고해줄 것을 호소했다.

김형렬은 최후 진술에서 재판부에 제출할 한 장 분량의 미리 준비한 자필 진술서를 꺼내 읽었다. 김형렬은 "재판을 받는 지난 2년동안 단 하루도 반성하지 않은 날이 없다"면서 "너무 큰 죄를 지었다.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의 아들 김 씨도 최후 진술에서 "유년시절 아버지와 살지 못해 그리움이 컸는데 스무살에 아버지와 연락이 되고 아버지 부탁을 안들어줄 수 없었다"며 "아버지가 부탁을 하더라도 잘 판단했어야 했는데 당시 나이가 어려 생각을 잘 못했다. 평범하게만 살 수 있도록 선처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호소했다.

경찰청은 베트남 공안부와 3년간 공조한 끝에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마약을 밀수출해 판매하던 피의자 A씨(47)를 호찌민 현지에서 붙잡아 19일 국내로 송환한다고 밝혔다. (경찰청 제공) 2022.7.19/뉴스1

김형렬은 이른바 '동남아 3대 마약왕' 중 한 명이다. 그는 '필리핀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의 주범이자 '전세계'로 불리는 박왕열(46)과 탈북자 출신 마약왕 최정옥(37)에게 마약을 유통·공급한 동남아 마약 밀수의 최상선 총책이다.

특히 '전세계' 박왕열은 2016년 필리핀에서 3명의 한국인을 살해하고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가 탈옥 후 2019년 말 자취를 감췄는데, 이후 '전세계'라는 이름으로 텔레그램에서 마약 유통 조직을 만들었다. 당시 박왕열이 국내에 유통시킨 마약 규모는 한 달에 60kg으로 300억 원어치 이상으로 평가됐다.

수사기관은 박왕열이 감옥에서 탈주하자마자 텔레그램 마약계에서 거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 김형렬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박왕열은 2020년 10월 필리핀에서 붙잡혀 현재 필리핀 교도소에서 수감 중이다.

김형렬은 지난 2018년 10월 베트남으로 출국한 후 2019년 4월부터 트위터, 텀블러, 텔레그램, 위챗 등을 통해 다량의 필로폰과 케타민 등 불법 마약류를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를 받는다.

김형렬은 서울·경기·인천·강원·부산·경남 등 전국 수사관서에서 수배선상에 올랐다가 2022년 7월 베트남에서 검거돼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이어 수원지검에 사건이 이첩됐고, 검찰은 같은해 12월 김형렬과 그의 아들을 재판에 넘겼다. 그의 아들 김 씨는 범죄 수익금을 세탁한 혐의를 받는다.

김형렬에 대한 선고 재판은 오는 11월 20일 열린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