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대 전세사기' 유튜버 혐의 부인…피해자 77명

사문서 위조·위조사문서 행사 혐의는 인정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뉴스1 ⓒ News1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100억 원대 전세사기를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독자 10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가 첫 공판에서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30일 수원지법 형사13부 김달하 판사 심리로 열린 문모 씨(구속) 사기 등 혐의 1차 공판에서 변호인은 사문서 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 혐의만 인정했다.

문 씨 변호인은 "사기 혐의를 부인하는 것이냐"는 김 판사 질문에 "맞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기도 했다.

피해자 20여 명은 문 씨 변호인이 입장을 밝히자 한숨을 쉬거나 혀를 차는 등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선 문 씨는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고개를 떨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주식·게임 등을 전문으로 하는 유튜버 '킹아더'로 활동 중인 문 씨는 경기 수원·화성시 일대 빌라 130여 세대 임차인 보증금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난 지난 2017년 5월부터 2020년 7월까지 공인중개사 등과 공모해 갭투자 방식으로 빌라 5채를 신축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 씨는 2021년 3월쯤 공인중개사를 통해 한 임차인과 보증금 1억 7000만 원짜리 전세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피해자를 안심시키기도 했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해당 건물에 설정된 채권 최고액 19억 원의 근저당권은 일반적인 것으로, 보증금을 받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식이다.

특히 그는 "임대인이 소유한 건물이 많고, 대단한 재력가라서 다음 세입자가 오지 않아도 보증금을 돌려줄 수 있다"고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수사기관이 파악한 피해자 모두 77명으로, 피해액은 총 119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보증금을 받아 다세대주택을 신축하는 등 돌려막기를 하다 금리가 높아지면서 임차인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도 문 씨는 대출 채무 연장을 목적으로 전세계약서를 월세계약서로 위조한 뒤 이를 금융기관에 제출하는 등 사문서를 위조·행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문 씨 변호인이 아직 검찰이 제출한 증거를 모두 열람·검토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재판 준비 기간을 충분히 부여하고, 속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다음 기일은 11월 18일 열릴 예정이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