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아리셀 '품질검사 조작 의혹' 수사 계속…'부자' 구속기소

경찰, 업무방해 혐의 아리셀·에스코넥 관계자 23명 입건·조사

사망자 23명이 발생한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와 관련해 박순관 아리셀 대표가 2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대기 장소인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4.8.2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23명의 사망자를 낸 '화성 아리셀 화재' 사고 책임자인 박순관 대표와 그 아들인 박중언 총괄본부장이 구속 기소됐지만, 경찰 수사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과 그 모회사인 '에스코넥'이 국방부 품질검사를 조작해 불량 배터리를 납품했다는 의혹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기남부경찰청 아리셀 화재사고 수사본부는 업무방해 혐의로 아리셀 및 에스코넥 전·현직 임직원 23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애초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인원은 모두 24명이지만, 같은 혐의를 받는 박 본부장이 우선 송치되면서 1명이 줄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이들은 2021년부터 올해 2월까지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 품질검사를 통과하고자 검사용 시료를 몰래 바꿔치기 하는 수법으로 데이터를 조작해 47억 원치 전지를 군납한 혐의다.

에스코넥 역시 2017∼2018년 국방부에 전지를 납품할 당시 시험데이터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군 품질검사를 통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26일 오후 경기 화성시 서신면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압수수색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엔 아리셀을 비롯해 인력공급 업체 메이셀, 아리셀 모회사인 에스코넥 본사, 아리셀 대표 사무실, 한신다이아 등 5곳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2024.6.26/뉴스1 ⓒ News1 김기현 기자

특히 아리셀은 지난 4월 기품원으로부터 시정조치를 받은 후에도 납품 지연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 위해 비숙련공을 대거 투입하는 등 무리하게 생산을 강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불량품은 월별 평균 3~4월 2.2%, 5월 3.3%, 6월 6.5% 등으로 점차 늘어났다. 심지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불량(케이스 찌그러짐, 실구멍 등)도 나타났다.

경찰은 이 같은 불량품이 사고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경찰은 에스코넥 본사와 아리셀 본사 등 6곳에 대한 압수수색 등을 벌여 왔다.

이와 별개로 검찰은 이날 박 대표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산업재해치사)·파견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와 함께 박 본부장 역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