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끝나니 폭우' 전국 곳곳 200㎜ 물폭탄에 도로 침수·산사태(종합)

경부선·호남선 등 전국 5개 구간서 열차 운행 지연
최북단 임진강 수위 높아져 어민·행락객 대피

전국에 집중호우가 이어지고 있는 21일 서울 중구 서울역에 집중호우로 인한 열차 지연 안내문이 표시되고 있다. 2024.9.21/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전국=뉴스1) 이상휼 김동수 김태진 강미영 강승남 기자 = 엊그제까지 전국이 폭염으로 뒤덮였지만 이내 집중호우가 쏟아져 전국 각지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도로 및 주택 침수, 도로 장애, 가로수 쓰러짐, 토사·낙석 등의 피해도 속출했다. 다행히 별다른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대전·충남에는 시간당 최대 100㎜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다. 서산 249.0㎜, 근흥(태안) 240.0㎜, 신평(당진) 206.0㎜, 천안 187.6㎜, 대전 정림 182.0㎜의 비가 내렸다.

서산에서는 전날 오후 11시 30분께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유출됐다. 산사태 지역 인근 주민들은 대피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서산 동문동 우수저류시설이 범람해 인근 공원이 물에 잠기는 피해가 발생했다. 당진 배수장과 당진천 일원에선 침수 피해가 발생했고, 태안에선 캠핑장 침수 피해가 접수됐다.

충남에선 도로 침수와 나무 쓰러짐, 전신주 넘어짐 등 180건이 넘는 비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광주·전남에는 이틀간 최대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각종 피해가 잇따랐다. 순천은 이날 오전까지 누적 강수량 203.3㎜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날 오후 10시 18분께 전남 구례 문척면 한 주택가 뒤에서 토사가 흘렀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비슷한 시각 전남 지역 곳곳에선 도로 침수가 발생했다. 광주 3건, 전남 44건 등 총 47건의 비 피해 신고가 접수돼 당국이 모두 안전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경기 연천군 군남댐에서 수문이 열려 많은 물이 방류되고 있다. 2024.7.18/뉴스1 ⓒ News1 (자료사진)

임진강 최북단 남방한계선에 위치한 필승교 수위가 인명 대피 기준인 1m를 넘어섰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필승교 수위는 1.40m를 기록하고 있다. 앞서 오전 2시 40분께 필승교 수위는 1.62m까지 치솟았다.

필승교 수위는 전날 오전 9시께 0.34m를 기록하다가 늦은 오후부터 오르기 시작해 오후 10시 30분께 1m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경기 연천군은 임진강 주변 행락객과 어민, 주민들에게 안전한 장소로 대피해 줄 것 등을 당부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경기 북부에 집중호우 관련 20여건의 안전조치를 취했다.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오후 4시 26분께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풍동 애니골길에선 공사 현장 인근 임시 인도가 집중호우로 인해 침수됐다. 소방당국은 침수된 임시 인도 인근에 우회도로를 설치하고 주변을 지나는 주민들에게 안전 주의를 당부했다.

나무가 도로에 쓰러졌다는 신고가 16건 접수돼 소방 당국이 모두 안전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경기지역의 예상 강수량(20~21일)은 30~100㎜(많은 곳 150㎜ 이상)로 예보됐다.

20일 오후 4시 26분께 일산동구 풍동 애니골길의 공사현장 인근 임시 인도가 집중호우로 인해 침수되자 소방당국 관계자들이 임시도로를 설치하는 모습. (사진=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부산도 밤새 100㎜ 넘는 비가 쏟아졌다. 이날 오전 7시까지 총 11건의 비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오전 1시 23분께 부산 중구 동광동의 한 공사장에서는 펜스가 넘어졌고, 오전 2시 35분께 금정구 장전동에선 담벼락이 무너질 위험이 있어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운대구 APEC로 일원 도로와 사상구청 사거리, 새벽시장·덕포시장 일원에서도 침수가 발생해 당국이 우회도로 이용을 안내하고 있다. 호우경보 발효에 따라 대남지하차도와 초량제1·2지하차도, 부산진시장 지하차도, 당감지하차도, 개금지하차도 등 지하차도 곳곳을 통제 중이다.

제주 한라산 삼각봉에 사흘간 600㎜ 넘는 많은 비가 내렸다. 지난 19일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한라산 삼각봉엔 625.5㎜, 사제비엔 423.0㎜의 비가 내렸다.

현재 제주도 산지엔 호우경보가 내려져 있다. 호우경보는 3시간 강우량이 90㎜ 또는 12시간 강우량이 18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한라산 백록담 2024.8.16/뉴스1 ⓒ News1 이상휼 기자

제주기상청은 산지를 제외한 그 밖의 지역에선 0.1㎜ 미만의 빗방울이 떨어지거나 소강상태를 보인다고 전했다.

제주도내 지점별 누적 강수량은 윗세오름 366.5㎜, 영실 357.5㎜, 어리목 346.0㎜(이상 산지), 가시리 220.0㎜, 한남 193.0㎜, 와산 178.0㎜, 송당 131.5㎜, 산천단 124.0㎜(이상 중산간)다.

열차 운행도 지연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전국 4개 철도 5개 구간에서 열차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

지연 구간은 이날 오전 8시 기준 경부선 대전~심천역과 부산~화명역, 호남선 서대전~익산역, 가야선 가야~부전역, 동해선 센텀~오시리아역 구간이다.

열차 지연 구간은 비가 잦아들 때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여 이용객들은 '레츠코레일' 등에서 열차 운행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daidaloz@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