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임신 다섯쌍둥이 국내 첫 사례…태명은 '팡팡레인저'(종합)

동두천 교육공무원 부부 다섯쌍둥이 순산

20일 서울성모병원에서 다섯 쌍둥이가 탄생했다. 사진은 오둥이의 초음파 사진. (병원 제공)

(동두천=뉴스1) 이상휼 천선휴 기자 = 동두천시에 거주하는 30대 교육공무원 부부가 다섯쌍둥이를 순산했다.

다섯쌍둥이 출산은 세계적으로도 드문데 자연임신으로 생긴 다섯 쌍둥이가 탄생한 건 국내 첫 사례다.

서울성모병원은 산부인과 홍수빈·소아청소년과 윤영아·신정민 교수팀이 30대 산모의 다섯 신생아 다태아 분만을 성공리에 마쳤다고 20일 밝혔다.

다섯쌍둥이의 친할머니와 가톨릭대학교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다섯쌍둥이의 아빠 김모 씨(31)는 동두천중앙고등학교 교사, 엄마 A 씨(30)는 동두천양주교육지원청 공무원으로 지난해 10월 결혼했다.

이들 부부는 자연임신을 거쳐 이날 오전 11시 37분께 가톨릭대학교서울성모병원에서 첫째를 시작으로 3남 2녀를 제왕절개를 통해 순산했다.

신생아 한 명당 소아청소년과 교수, 신생아집중치료실 간호사, 분만실 간호사 총 3명의 의료진 한 팀이 맡았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이날 오전 11시 37분 첫째 남아(969g), 11시 40분 둘째 남아(888g), 11시 41분 셋째 남아(953g), 11시 42분 넷째 여아(736g), 11시 43분 다섯째 여아(781g) 순으로 태어났다.

아기들은 단태아에 비해 저체중으로 태어났지만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5남매 쌍둥이들은 당분간 인큐베이터에서 생활할 예정이다.

병원에 따르면 산모는 결혼 후 임신을 준비하기 위해 찾은 산부인과에서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진단 받고 치료를 시작했다.

작은 난포가 동시에 발생하는 것을 치료해 정확한 배란을 유도하는 것인데, 산모는 첫 치료 후 바로 자연임신이 됐다. 대학생 때부터 커플로 지내다 막 신혼이 된 30대 부부는 다행히 빨리 찾아온 아가에게 태명을 '팡팡이'로 지어주었다.

기쁨도 잠시 부부는 '팡팡이'가 둘이나 셋도 아닌 다섯 쌍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다섯 아이를 모두 지켜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태명도 다섯으로 구성된 파워레인저에 빗대어 '팡팡레인저'로 지었다.

'팡팡레인저'의 출산 예정일은 12월이었지만 체구가 작은 산모의 배는 이미 만삭처럼 불러왔고 임신 합병증으로 고혈압성 질환인 전자간증이 진단돼 출산을 더 미룰 수 없게 돼 27주에 제왕절개 수술을 해야 했다.

이에 병원은 개원 후 처음 있는 오둥이 분만을 위해 산부인과는 물론 마취통증의학과 허재원 교수, 소아청소년과 김세연 교수, 분만실 전담간호사 등 다학제 의료진을 가동했다.

오둥이 아빠 김 씨는 "갑자기 출산일이 결정되면서 수술과 다섯 아이가 한꺼번에 입원할 병실이 없을까봐 걱정이 앞섰다"며 출산을 기다렸던 초조한 마음을 전했다.

수술 전날 밤까지 분만실에서 수술하는 꿈을 꿀 정도로 철저한 준비를 해온 산부인과 홍수빈 교수는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인 고위험 산모의 분만이라 걱정도 되었지만 여러 의료진들이 힘을 모아 주신 덕분에 산모가 계획대로 출산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과 윤영아 교수는 "첫 아기가 세상에 나오고 난 후 네 명의 아기가 연달아 나오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신속하게 처치가 필요해 신생아 교수진과 간호사들이 철저하게 사전 준비와 시뮬레이션을 해왔던 것들이 효과가 있었다"며 "아이들이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daidaloz@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