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폭염에도 며느리들은 가스버너 앞 하루 종일 전 부쳐"

"80평생 이렇게 더운 추석 처음"…반소매 차림에 에어컨 풀가동
이례적인 '추석 폭염'에 고향 다녀온 시민들 '고생담'

민족 대명절 추석인 17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 분수대를 찾은 어린이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4.9.1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경기=뉴스1) 최대호 기자 = "이번 추석은 정말 더워도 너무 더웠어요. 종일 에어컨을 켜놨는데도, 가스버너 앞에서 전을 부칠 땐 땀이 줄줄 흐르더라고요."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귀경길에 오른 시민들은 유례없는 '추석 폭염'으로 인한 고생담을 쏟아냈다.

충북 충주에 홀어머니를 둔 A 씨(40대)는 "올해 80세 되신 어머니께서 '평생 이렇게 더운 추석은 처음'이라면서 연신 '덥다'를 연발하셨다"며 "혹여나 폭염으로 인해 (어머니)건강이 나빠질지 걱정돼 성묘도 자식들만 다녀왔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구의 친정을 다녀온 B 씨(40대)는 "친정집이 저층 빌라인데, 바깥에서 살펴보니 에어컨 실외기가 안 돌아가는가는 집이 없었다"며 "온 집안 식구 모두 반소매 차림인데도 요리할 땐 땀이 흘러 혼났다"고 말했다.

연휴 가족여행을 택한 C 씨(50대)는 "포천의 한 계곡에 다녀왔다. 그늘진 계곡 안쪽은 너무 시원한데, 조금만 그늘을 벗어나면 바로 땀이 났다. 여행지로 계곡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가을 날씨가 정말 이래도 되나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추석 연휴 기간 강원과 경상권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폭염특보 발효 지역은 추석 당일이던 전날(17일) 한낮 35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이날에도 무더위는 이어진다. 아침 최저기온은 22~27도, 낮 최고기온은 26~35도를 오르내린다. 평년(최저 13~20도, 최고 24~28도)보다 기온이 높겠고, 당분간 열대야가 이어지는 곳도 있다.

주요 도시 예상 최고 기온은 △서울 32도 △인천 31도 △춘천 31도 △강릉 27도 △대전 33도 △대구 34도 △전주 33도 △광주 34도 △부산 33도 △제주 34도 등이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