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도입 ‘청년문화예술패스’ 234억 투입, 실제 관람은 11% 불과

이기헌 의원 “문체부 발급률에만 급급…수도권 집중도 문제”

이기헌 국회의원.

(고양=뉴스1) 박대준 기자 = 청년문화예술패스 발급률은 72%가 넘었지만, 실제 공연·전시 관람에 사용되지 않고 묵혀지고 있는 경우가 90%에 달해 정부가 올해 첫 시범사업인 청년문화예술패스의 발급률 높이기에만 급급해, 실제 청년들을 공연·전시장으로 모으는 데는 무관심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기헌 의원(더불어민주당·고양시병)이 문체부로부터 제출받은 ‘청년문화예술패스 관련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전체 17개 시·도 패스 발급 대상자 16만명 중 패스를 발급받은 청년은 11만5314명(발급률 72.1%)이다.

그러나 패스를 발급받은 청년들이 실제 공연장을 찾는 경우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사업예산 234억2215만원(국비 160억원+74억2215만원) 중 실집행액은 25억7079만3000원으로, 실제 공연이나 전시 관람비로 사용된 금액은 11%에 불과했다.

지역별로 보면 17개 시·도 중 패스 발급률이 가장 높은 서울(93.8%)의 실 집행률은 19.6%에 머물렀다. 38억8425만원의 국비와 서울시 예산이 투입됐지만 실제 공연예술계로 풀린 돈은 7억6000여만원에 그친 것이다.

17개 시·도 중 가장 많은 국비와 지방비가 투입된 경기도(64억2640만원)의 실집행액은 6억6972만원(10.4%)으로, 전국에서 네 번째로 높은 패스 발급률을 기록한 경기도 또한 청년들을 공연·전시장으로 불러 모으긴 역부족이었다.

올해 연말까지 청년들이 발급받은 패스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패스 포인트는 사라지고 국비 및 지방비는 모두 불용 처리된다.

문체부 관계자는 “아직은 공연 성수기가 아니라서, 안 본 청년들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올해 첫 시범사업이라 발급을 위주로 했던 것은 사실이고, 앞으로 불용을 최소화하고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이기헌 의원은 “지방에 사는 청년들의 경우 패스를 사용하고 싶어도, 자기 지역에서 볼 수 있는 공연이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라며 “내년에도 청년문화예술패스 사업에 160억원의 국비가 편성됐는데, 이 사업의 실효성에 대해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dj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