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부천 호텔 화재 수사본부 격상…수사 방향은(종합)
경기남부청 "참사 원인 규명"…참고인 조사도 진행
입건 대상·혐의 적용 질문에 "범의 충분히 검토 후 결정할 것"
- 유재규 기자, 박소영 기자
(부천=뉴스1) 유재규 박소영 기자 = 사망자 7명이 발생한 '부천 호텔 화재' 사고에 대해 경찰이 수사본부를 격상해 본격 수사에 나선 가운데 수사 대상과 방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경기남부경찰청은 형사기동대·강력계·과학수사대를 중심으로 편성한 수사본부의 수사본부장을 송유철 부천원미경찰서장에서 김종민 경기남부청 광역수사단장으로 격상해 수사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경찰은 화재가 발생한 지 하루만에 수사본부를 편성하고 화재 및 사고원인 규명 등 수사에 나서고 있다. 참고인 조사도 병행하는 등 현재 주변부 수사를 진행 중이다.
7명이 숨지고 12명이 부상당한 대형참사 사건에 법적책임 소재와 형사입건 대상자에 대한 주목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 단계에서 경찰은 "입건자 대상이나 혐의의 경우, 범의(犯意)를 충분히 검토한 뒤에 결정할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형사입건 대상자가 다수 예상되는 가운데 업주 등 호텔 측의 안전관리 소홀 등 과실 여부가 주요 관심 사안으로 꼽힌다.
전날(23일) 경기남부청 과학수사대를 중심으로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등 관계기관이 실시한 합동감식에선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발화로 판단됐다.
지난 22일 오후 7시31분께 폐쇄회로(CC)TV에 찍힌 사고당시에는 최초 발화지점인 810호 투숙객이 들어간 2분 여 뒤 출입문으로 나왔는데 이때 '불에 탄 냄새가 난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로비에 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투숙객이 나오자마자 오후 7시37분7초께 연기가 퍼지더니 1분20여초 만에 CCTV에는 검은 연기로 가득 찬 복도의 모습이 담겼다.
이 때문에 불이 발생했을 때 대피 등 화재예방에 대한 매뉴얼을 직원들이 숙지할 수 있도록 업주가 관리했는지 여부가 주요 수사 대목으로 예상된다. 또 화재피난 장비인 완강기의 구비위치가 올바른지, 제대로 작동은 되는지도 관심이 쏠린다.
투숙객 2명이 공기안전매트(에어매트) 위로 뛰어내렸지만 숨진 경위에 대해서도 경찰이 수사 대상에 올려놓을 것으로 보인다.
'119부천소방서'라고 적힌 에어매트가 뒤집힌 채 있던 상태를 한 목격자가 사진을 찍어 올렸는데 이 때문에 '에어매트를 거꾸로 설치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 됐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처음에 뛰어내린 여성이 에어매트 가운데가 아니라 모서리 쪽으로 떨어지면서 뒤집힌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흔치 않는 경우"라고 소방당국도 인정했다.
제대로 설치된 에어매트가 뒤집히는 경우가 거의 없어 소방관들이 모서리를 잡아야 하는 의무가 없기 때문에 소방을 상대로 수사의 가능성은 현재로써 희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해당 호텔은 2004년에 준공된 건물로, 2018년 이후에 건축된 6층 이상의 숙박업소에 적용되는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불은 지난 22일 오후 7시34분께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 소재 한 호텔에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7명이 숨지고 12명이 부상을 당했다. 숨진 7명의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 추락사 등이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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