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강 목욕 남녀, 북한산 알몸남…공연음란죄 처벌될까

[변진환 변호사의 뉴스로 보는 法]

(JTBC '사건반장')

◇ 홍천강서 옷벗고 등 밀어주는 남녀에…북한산 알몸남까지 '눈살'

(경기=뉴스1) 변진환 법무법인 대청 변호사 =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 4일 강원 홍천군 홍천강에서 두 남녀가 대놓고 목욕을 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들은 세면도구와 샴푸로 머리를 감으며, 서로 등을 밀어주기도 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계곡이 목욕탕이냐? 옷 벗고 등을 밀어주는 게 말이 되냐", "자기들만 생각하는 얌체 피서객들", "나 좋고 편하자고 남한테 피해 주는 사람들" 등 비판의 목소리를 남겼다.

북한산에서 알몸으로 돌아다니는 남성도 나왔다.

아들과 함께 새벽 등산에 나선 A 씨는 하산하던 중 맞은편 산에서 뭔가를 발견했다. A 씨는 사람인지 짐승인지 뭔지 모를 것이 왔다 갔다 해 아들한테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어보라고 했다.

북한산 족두리봉에서 찍힌 영상에는 한 남성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바위 위를 걷고 있었고, 머리 위로 물을 쏟아붓거나 수건으로 머리를 탈탈 털기도 했다.

A 씨는 "거긴 산 중턱에다가 등산로도 아니었는데 어떻게 들어갔나 싶었다. 더 황당했던 건 어제 같은 시간 같은 곳에서 또 같은 장면을 목격했다. 안 본 눈을 사고 싶을 정도다. 등산객에게 민폐다"라며 불쾌해했다.

◇ 변진환 법무법인 대청 변호사 "공개된 장소 알몸 목욕 자체는 공연음란죄 해당없어"

우리 형법은 건전한 성적 풍속과 성도덕을 보호하기 위해 공연음란죄(제245조)를 규정하고 있다. 공연음란죄는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한 사람'을 처벌한다.

'공연히'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음란한 행위를 알 수 있는 상태를 말하고, 현실적으로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음란행위를 인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불특정 다수인이 통행하는 큰길에서 음란행위를 할 때 그 당시 통행인이 없었더라도 공연성이 인정되고, 건물 안에서 음란행위를 했더라도 건물 구조가 외부에서 쉽게 볼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다면(밤에 자신이 거주하는 빌라 창문을 활짝 열고 불을 활짝 켠 상태에서 음란행위를 한 사례) 공연성이 인정된다.

문제는 '음란'이란 개념의 모호성이다. 대법원은 공연음란죄의 '음란한 행위'를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해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행위"로 해석한다. '성적 수치심', '성적 도의관념'은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 여지가 있다.

2006년 대법원 판례에서는 요구르트 제품의 홍보를 위해 누드모델들이 공개된 장소에서 전라로 퍼포먼스를 한 행위를 공연음란죄로 인정하기도 했다. 공연음란죄가 반드시 '성행위를 묘사하거나 성적인 의도를 표출'해야만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였다. 그러나 대부분 판례를 보면 단순한 성기 노출은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처리될 뿐이고 추가적인 음란행위가 있어야만 공연음란죄로 인정한다.

따라서 강이나 계곡 등 공개된 장소에서 알몸 목욕을 하는 행위 자체가 공연음란죄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러한 행위가 타인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고 경범죄처벌법상 '과다노출'에는 해당할 수 있다.

개인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공공질서와 공동체의 도덕성 보호 사이에 균형을 기울여야 하고 무엇보다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필요한 경우다.

한편 경범죄처벌법은 과거 '여러 사람의 눈에 뜨이는 곳에서 공공연하게 알몸을 지나치게 내놓거나 가려야 할 곳을 내놓아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준 사람'을 처벌했으나, 헌법재판소는 "알몸을 '지나치게 내놓는' 것이 무엇인지 그 판단 기준을 제시하지 않아 무엇이 지나친 알몸 노출 행위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고, '가려야 할 곳'의 의미도 알기 어렵다"고 위헌결정을 했다. 이에 따라 현재는 "공개된 장소에서 공공연하게 성기·엉덩이 등 신체의 주요한 부위를 노출해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준 사람"을 처벌하는 것으로 개정됐다.

변진환 법무법인 대청 파트너 변호사./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