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그친다는 처서인데…" 힘찬 메미울음 소리에 무더위 여전
기상청 "9월 첫 날까지 최고 체감온도 33도 기록할 듯"
- 유재규 기자
(파주·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매미 울음소리가 여전히 들리는 것 보니 더위가 물러날 기미가 안보입니다."
절기상 더위가 한풀 꺾이고 가을을 맞이한다는 '처서'(處暑)인 22일 오전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장산2리에서 만난 A 씨(60대)는 내달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일찌감치 산소 제초 작업을 준비 중이었다.
그의 곁엔 70L들이 아이스박스가 있었고, 그 안은 물과 얼음으로 반쯤 채워져 있었다. 반쯤 채워진 얼음물엔 2L 생수 3통과 약간의 커피음료, 탄산음료가 담겨있다.
서울에서 내려왔다는 A 씨는 "지금쯤 제초 작업을 해야 추석 주간에 얼추 풀이 자란다"며 고용한 인부 3명과 예초기·낫 등 제초 작업에 사용할 물품을 1톤 트럭에서 찬찬히 꺼냈다.
A 씨는 "처서를 좀 넘거나 이쯤이면 덥긴 더워도 습하지 않을 것 같아 (제초 작업) 날짜를 오늘로 잡았다"며 "그런데 매미 소리가 우렁차게 들리는 것 보니 더위가 가시려면 한참 남은 듯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온 29도를 기록한 수원지역은 체감온도가 32도에 이르는 무더운 날씨를 나타냈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일대에선 도청을 중심으로 하는 융복합 센터 건립 공사가 한창이었다.
현재까지 이곳엔 도청을 비롯해 도의회와 도교육청 건물이 완공된 상태다. 경기신용보증재단과 경기도서관 및 광장·보행물 건립 공사는 아직 진행 중이다.
이날 오후부터 약한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더위 열기를 벗겨내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뜨거운 햇빛은 구름에 다소 가려졌지만, 푹 찌는 날씨에 공사 현장 작업자들은 저마다 마른 수건을 목에 둘렀다.
작업자 B 씨(40대)는 "처서라고 하는데 이렇게 무더울 수 있느냐"며 "언제 더위가 끝날지 모르겠지만 무거운 자재의 위험보다 무더위가 더 무섭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날 전국적으로 최고 체감온도가 33~35도를 보인 가운데 경기지역 31개 시군 전역엔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기온이 33도, 폭염경보는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이날 오후 1시 10분 기준으로 경기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가장 높은 곳은 용인(이동묵리)으로 35.2도를 기록했다. 이어 안성(고삼) 35.1도, 수원 32.1도 등의 순이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비가 내린 지역에선 낮 동안 잠시 기온이 내려가겠지만, 그친 뒤엔 습도가 다시 높아지고 기온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티베트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부는 뜨겁고 건조한 공기로 산둥반도 상공에 고기압이 형성돼 우리나라로 뜨거운 서풍이 불어와 당분간 무더위와 열대야가 지속될 것으로 예보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더위는 9월 첫날까지 이어지고,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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