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선 끊어져 정전’ 태풍 종다리, 내일 오전 '소멸' 예상(종합2보)

오후 9시 열대저압부로 약화…제주·남부지방 곳곳 침수 등 피해

제주 전역에 태풍특보가 내려진 20일 오전 서귀포시 중문해수욕장 인근에서 한 관광객이 파도를 지켜보고 있다.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는 올해 첫 태풍 '종다리'는 이날 오후 6시쯤 제주 고산 서쪽 50㎞ 부근 해상까지 올라오면서 제주에 최근접할 전망이다. 2024.8.20/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전국=뉴스1) 최대호 강미영 박민석 이설 최성국 홍수영 기자 = 제9호 태풍 '종다리'가 20일 저녁 전남 흑산도 남남동쪽 30㎞ 부근 해상까지 북상하면서 폭풍·해일 등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하지만 종다리는 이날 오후 9시 기준 '열대저압부'로 약화하면서 약 12시간 후인 21일 오전 9시쯤 서산 북쪽 약 60㎞ 부근 해상에서 시속 32㎞로 줄어드는 등 소멸할 것으로 관측됐다.

현재까지 종다리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차량 침수, 뱃길 단절 등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후 2시 53분쯤 경남 남해군 미조면 조도 앞 해상에서 173톤급 예인선이 예인하던 2000톤급 바지선의 높이 25m 구조물이 미조 수로를 지나다 미조면~조도를 잇던 송전선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송전선이 끊어지면서 도서지역인 조도 큰섬과 작은섬, 호도의 112세대에 정전이 발생했다.

이보다 앞선 낮 12시 51분쯤 경남 고성군 삼천포화력발전소 방파제 앞에서 3.28톤급 연안복합어선 A 호가 침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사천해경은 A 호 배수 작업과 선체 점검을 마친 후 계류 조치했다.

승선원 4명은 모두 무사히 구조돼 인근 팔포항으로 입항했다.

20일 오전 6시 26분께 울산 울주 온산읍 원산리 한국제지 앞 집중호우 관련 차량 침수가 발생했다.(울산경찰청제공)

울산시 울주군 한국제지, 원산교차로 등 2곳에서는 차량 13대가 침수되는 피해가 있었다. 소방청은 주택과 차량 침수로 인한 2건의 인명 구조활동을 벌였다.

또 목포-율목, 제주 산이수동-마라 등 5개 항로 11척이 통제됐다. 전남 해수욕장 66개소, 부산 계곡 1개소도 전면 통제됐다.

경주 40곳, 한라산 7곳 등 2개 공원 47개 구간도 통제되고 있다. 울산 10곳, 경남 4곳 등 둔치주차장 14개소와 부산 18곳, 울산 108곳 등 산책로 126개소도 통제됐다.

오후 3시 27분쯤 제주시 한림읍 월령리 월령포구에서 20대 남성 B 씨가 바닷물에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B 씨는 일행 4명과 함께 물놀이하던 중 바다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인근에 있던 레저업체에 의해 구조됐다.

B 씨는 의식이 있는 상태로 병원에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10시 20분 기준 경남 거제와 전남 무안·신안·진도, 제주 동부·추자도·북부중산간에 호우주의보를 발효한 상태다.

또 제주 산지북부중산간·남부중산간·서부·동부·추자도와 전남 신안·흑산·홍도·장흥·강진·해남·완도·영암·무안·함평·영광·목포·진도·거문도·초도, 경남 통영·거제·남해 등지에 강풍주의보를 유지 중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은 열대저압부로 약화했으나, 열대저압부가 내일(21일) 새벽까지 서해남부해상에서 북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열대저압부의 동쪽 지역에서는 매우 강한 비가 내리고,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부는 곳이 있겠다"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사고 및 농작물과 시설물 관리에 각별히 유의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