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 쏘임' 가볍게 봤다가 큰일…전국서 사망 사고 '속출'

제초작업, 등산, 성묘 방문 등서 주로 사고…주의 요구
보건당국 "응급조치도 신속해야"

꿀벌 주위를 날고 있는 말벌.(여수소방서 제공) 2021.8.2/뉴스1 ⓒ News1 DB

(전국=뉴스1) 유재규 신관호 이수민 이재규 최성국 최일 한귀섭 기자 = 전국 곳곳에서 '벌 쏘임' 사고가 빈번해지는 가운데 자칫 목숨까지 잃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17일 소방,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16일) 낮 12시35분께 경기 군포시 산본동 초막골 생태공원에서 제초 작업자 2명이 말벌에 쏘여 1명이 숨졌다.

제초 작업자인 70대 남성은 머리에, 60대 여성은 손과 발에 각각 쏘였다. 이들은 19구급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70대 작업자는 숨졌다. 60대는 의식이 있는 채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현재 안정을 취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인은 전해지지 않았으나 70대는 벌 알레르기를 보유한 것으로, 벌에 쏘였을 당시 쇼크에 의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지난 15일 오후 1시40분께 충남 보령시 천북면 하만리에서 벌초작업 하던 50대 남성도 벌에 쏘였다. 그는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 도중에 심정지 상태가 돼 숨졌다.

같은 날 오후 1시 22분 강원 인제군 북면 한계리 소재 설악산 갱기폭포 일대에서 40대 남성이 등산 도중 벌에 쏘였다.

목과 다리를 쏘인 그는 양양항공대를 통해 속초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전신 무력감 등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접 지역인 평창군 용평면 장평리에서 예초작업 하던 60대 남성도 벌에 쏘여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제초작업 하던 80대 여성 5명이 한꺼번에 벌에 쏘이는 사고도 발생했다.

지난 8일 오전 8시4분께 전남 장흥군 부산면 일대 제초작업 하던 80대 여성 5명이 벌에 쏘였다. 다행히 쇼크 증세를 보이는 이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이들을 현장에서 응급조치 후, 병원으로 이송시키고 벌집을 제거해 추가 피해를 방지했다.

같은 날 오전 10시40분께 광주 북구 수곡동 망월공원묘지에서 성묘하던 일가족이 벌 쏘임 사고를 당했다.

60대 남성 3명, 60대 여성 2명 등은 모두 생명에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으며 알레르기 증상도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 낮 12시25분께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소재 한 공사현장에서 점심식사를 하던 50대 작업자도 머리에 벌 쏘임을 당해 숨졌다.

50대 작업자는 함께 있던 동료 작업자 5명과 식사를 하기 위해 도시락을 먹으로고 하자 달려드는 벌떼에 쏘임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50대 인부는 이 사고로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함께 있던 인부 5명도 벌에 쏘였지만 경미한 증상만 보였다.

숨진 작업자는 벌침 알레르기가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9일 대전 대덕구 읍내동 농가에서 대덕소방서 소속 소방대원들이 말벌집을 제거하고 있다.2024.8.9/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벌의 왕성한 활동 시기가 8~9월로 '벌 쏘임' 사고가 빈번해지자 보건당국과 소방당국은 주의를 요구하고 있다.

자극적인 향수, 음식냄새 등에 반응할 수 있기에 가급적 지양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만약 벌 쏘임 사고를 당했을 때 119에 신고함과 동시에 신속한 응급조치(신용카드로 독침 밀어내 제거, 얼음찜질 등)가 필요하다고 당국은 전하고 있다.

특히 심장 박동이 빨리지고 숨쉬기가 힘들어지면서 두드러기, 어지러움, 매스꺼움, 구토 등의 증상까지 동반하는 아나필락시스 쇼크(격한 알레르기 반응)가 일어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벌에 여러차례 쏘일수록 알레르기 반응이 심해질 수 있다"며 "추석을 앞두고 성묘 제초작업이나 성묘방문 등이 잦아지는 만큼 '벌 쏘임' 사고에 유의 해야겠다"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