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만세"…더위도 잊게 한 '광복'의 의미

제79주년 광복절 맞아 남녀노소 시민들 "순국선열 얼 기려"

제79주년 광복절을 맞은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은 시민들이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을 관람하며 애국심을 고취하고 있다. 2024.8.1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아이들에게 '광복'의 의미 되새기는 시간 가져요."

경기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의 복합문화공간 광장에서 만난 시민 A 씨(30대·여)는 남편, 초교 2학년 딸과 함께 제79주년 광복절인 15일 나들이를 나왔다.

복합문화공간 광장의 시민들은 누워서 쉴 수 있는 빈백 소파에 앉아 여유로움을 만끽하거나 나무 벤치에서 저마다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날 이곳엔 인형뽑기 기계가 특별히 설치됐다. 아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즐길 거리로서 부모보다 앞서 달려가 목이 빠지게 기계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인형이 뽑히자 "만세"를 외치며 두 손을 위로 뻗는 A 씨 부부를 보며 따라 하는 딸의 얼굴은 웃음꽃이다. A 씨는 딸에게 "오늘은 광복절이야.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나라를 되찾은 날이지"란 설명도 잊지 않았다.

조선 제22대 왕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며 능원을 참배할 때 머물기 위해 지은 수원의 대표 건축물 '화성행궁'에서도 더운 날씨를 잊은 듯 이곳을 찾아온 시민들이 여럿 포착됐다.

화성행궁 주변에 설치된 가벽엔 사진이 일제 강점기 이전과 이후의 복원 모습을 담은 사진 여러 장이 게시돼 있었다.

또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듯 해 보이는 아이들의 손엔 소형 태극기가 들려 있었다. 화성행궁 내 곳곳에서 태극기를 연신 흔들며 뛰어다니는 아이들 모습은 나라를 되찾게 해준 순국열사들의 희생과 얼을 다시금 되새기는 데 충분했다.

가족·연인 단위로 이곳을 찾은 관광객 대부분은 "모처럼 시간을 내서 왔다"고 입을 모았다. "내 집 가까운 곳에서 광복의 의미를 새겨보겠다"며 징검다리 연휴에 여행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수원 장안구에 거주하는 B 씨(20대·여)는 "일제강점기 때 대부분 훼손됐던 화성행궁 내 주요 건물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되찾아가니 보기 좋다"며 "광복의 의미를 또 한 번 새기게끔 만든다"고 말했다.

권선구에서 왔다는 C 씨(30대) 역시 "학생 땐 암기해야 한다는 압박 때문인지 역사 공부에 거리낌이 있었는데 세월이 지나다 보니 역사를 잘 알아야 한다는 순간이 찾아온다"고 전했다.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