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덕이동 데이터센터 건축허가 직권취소 '어렵다'

법률 자문 결과 "주관적 판단으로 취소하면 재량권 넘어서"
"총선 전엔 금방 취소할 것처럼 하더니…" 주민 반발 불가피

고양시 덕이동 데이터센터 건립 예정지.

(고양=뉴스1) 박대준 기자 = 경기 고양시가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일산서구 덕이동 데이터센터에 대해 건축허가 직권취소를 검토했으나, 법률 자문 결과 '부정적' 의견이 나왔다.

따라서 민간업체의 해당 센터 건축행위를 시가 막긴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시는 그동안 데이터센터 건립을 반대해 온 주민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것에 대비해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25일 고양시에 따르면 일산서구 덕이동 일대에 건립 예정인 데이터센터는 GS건설 계열사 '마그나피에프브이'가 연면적 1만 6945㎡에 지하 2층·지상 5층, 높이 49.84m 규모로 공사를 추진해 왔다.

이 데이터센터는 지난해 건축허가를 받아 올해 상반기 착공 예정이었지만, 인근 주민들로부터 전자파와 소음, 열섬현상, 일조권 침해 등 피해 우려가 커지자 그 과정이 중단됐다.

이후 이동환 고양시장은 올해 초 1·2차 주민대표 면담을 거쳐 열린 4월 주민대표 면담에서 인근 아파트단지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을 만나 센터 건축허가를 직권 취소하는 방안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진행하겠다고 밝혔고, 5월 시는 그 검토에 착수했다.

그러나 최근 시가 회신받은 법률 자문 검토 결과, △주민 피해에 대한 객관적 사실 확인 없이 주관적 판단만으로 건축허가를 취소하는 것은 재량권의 한계를 넘어선 것으로 판단될 여지가 크고,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장래 피해 우려만으로 적법한 건축허가를 직권 취소하는 건 부적정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고양시가 전했다.

또 직권 취소는 공익의 필요 등이 상대방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만 허용될 수 있다는 자문 결과가 나왔다.

이처럼 현재로선 데이터센터 건축허가의 직권취소가 불가능하다는 법률 자문 결과가 나옴에 따라, 고양시는 덕이동 주민 피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착공신고의 적법성 여부와 주민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건립 예정지 옆 큰마을 아파트에 거주하는 안모 씨(51)는 시의 법률 자문 결과와 관련해 "(4월) 총선 전엔 마치 금방이라도 직권 취소할 것처럼 하더니 결국 공사를 재개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전력이 부족하다면서 'K-컬처밸리'는 백지화하고 데이터센터만 우후죽순 건립하려는 건 일산 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dj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