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비자금 96억' 한컴 김상철 회장 영장 기각(종합)

아로와나토큰 비자금 관련…法 "도주·증거인멸 우려 없어"
양기대 의혹 제기로 수사 착수…아들 등 2명은 실형 선고

경기 성남시 한글과컴퓨터 본사. 2022.10.2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성남=뉴스1) 유재규 배수아 기자 = '아로와나토큰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김상철 한글과컴퓨터(한컴)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김세현 영장전담부장판사는 1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김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 판사는 "방어권 보장의 필요성이 있고 공범 등에 대한 광범위한 증거 조사가 이뤄져 증거인멸의 염려가 없다"며 "주거, 연령, 가족관계 등에 비춰 도주 우려도 없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또 "나머지 죄명에 대해서는 대체로 시인하고 있으며 피해가 어느정도 회복된 점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아로와나토큰을 이용해 96억원 안팎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로와나테크는 한컴그룹 측이 인수한 가상화폐 운용사다.

이같은 김 회장의 의혹은 현재 상장 폐지된 아로와나토큰이 2021년 4월20일 상장 개시한 지 30분 만에 50원에서 1075배 뛰어오른 5만3800원까지 치솟으면서 시세 조작이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되면서다.

이 사건은 2021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 국정감사에서 양기대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련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2022년 10월부터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소재한 한컴그룹 회장실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듬해 12월 업무상배임 등 혐의로 김 회장의 아들이자 한컴위드 사내이사인 김모 씨(35)와 아로와나토큰 발행 업체 대표 A 씨를 구속송치 했다.

이들은 2021년 12월~2022년 6월 국내 가상자산 컨설팅 업자와 2022년 3월 해외 가상자산 관련 업자에게 각각 수십억원에 달하는 가상화폐를 개인 전자지갑으로 전송받아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아로와나토큰 1457만1000여개 매도한 국내 업자는 정산금 80억3000만원을, 해외 업자는 아로와나토큰 400만개를 매도한 뒤 운용수익금 15억7000만원을 김씨 등에게 각각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조성된 비자금이 96억원에 달하는데 수사기관은 이 사건 핵심에 김 회장도 깊이 관여했다고 판단하고 수사에 나선 것이다.

김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및 청구는 지난 11일 김씨가 징역 3년을, A씨가 징역 2년6월로 각각 선고 받은 판결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진 것이다.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