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0억 기술유출' 삼성디스플레이 전 연구원, 징역 6년 법정구속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최소 3400억원 이상 가치를 지닌 삼성디스플레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관련 기술을 중국으로 유출한 뒤 해외로 도피해 3년 만에 재판에 넘겨진 전직 연구원이 법정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18일 수원지법 형사12단독 하상제 부장판사는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영업비밀국외누설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40대)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해당 사건은 국정원에서 먼저 첩보를 입수해 2020년 4월 수원지검으로 넘겼다. 수원지검은 A 씨를 부정경쟁방지법위반 혐의로 지난해 10월 기소했다.

A 씨는 2018∼2020년 5월 회사 영업비밀인 OLED 디스플레이 ELA 설비 반전광학계 및 OCR 잉크젯 설비 관련 기술을 부정하게 취득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삼성디스플레이 수석연구원 출신인 A 씨는 기술유출에 후배 연구원들을 끌어들이는 등 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그는 삼성디스플레이 퇴사 후 OLED 디스플레이 기술을 빼돌려 중국 업체에 판매하려 국내에 디스플레이 업체 B사와 중국에 C사를 차렸고, 삼성 측 후배 연구원 등을 범행에 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에 가담한 일당 5명은 지난 2020년 8월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 등 유죄를 확정받았다.

공범들이 재판을 받을 당시 중국 도피생활을 한 A 씨는 3년여 만인 2023년 5월 자진 입국했고, 검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같은해 9월 A씨를 구속했다.

OLED 제조용 OCR 잉크젯 라미 설비는 삼성디스플레이가 3년 간, 100억원대 개발비를 투자해 개발한 장비로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이 기술은 디스플레이 패널과 커버글라스를 1조분의 1L 단위로 도포되는 액상으로 정교하게 접착 시키는 등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A 씨는 1심에서 공범들과 공모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하 부장판사는 "공모라는 건 직접적이지 않더라도 암묵적으로도 가능한 것"이라면서 "여러가지 간접 사실, 정황 사실에 의할 때 공모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앞서 다른 형사 판결에서 공범들에게 이미 확정한 범죄 사실이기도 하고 이 사건에서 공모 관계를 부인할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은 피고인이 피해회사가 오랜기간동안 축적한 영업기밀을 유출한 것으로 비난 가능성이 커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실형을 선고 했다.

sualuv@news1.kr